"'사람의 숨결'로 역사를 읽다"…과거와 현재 잇는 발칙한 서사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28일, 오전 07:24

'말도 안 돼 세계사' (북라이프 제공)

단순히 숫자를 외우고 사건을 나열하던 지루한 역사 학습의 시대는 끝났다. 독창적인 시각 자료와 몰입감 넘치는 서사로 무장한 신간이 역사에 대한 신선한 접근법을 제시한다. 인기 유튜브 채널 '지식지상주의'를 운영하며 대중과 호흡해 온 저자가 그간의 내공을 집대성해 펴낸 첫 번째 결과물이다.

이 책은 고리타분한 연대기 대신 '사람'의 냄새가 나는 에피소드에 집중한다. 저자는 방대한 사료와 논문을 낱낱이 파헤쳐 얻은 고증의 결과물을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본문에 수록된 정교한 일러스트는 압권이다. 중세의 정밀한 가옥 형태부터 전장을 누비던 용병들의 무기까지, 저자의 손끝에서 탄생한 시각적 정보들은 텍스트 이상의 깊이를 선사하며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가장 돋보이는 지점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다. 책은 찬란한 영웅담 대신 '자기관리', '도박', '자산운용' 등 지극히 현대적인 23가지 핵심 단어로 3000년 인류사를 관통한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집착했던 고대 그리스인이나 일확천금을 꿈꾸며 위험한 거래에 뛰어든 중세 상인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의 일상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거창한 권력의 변동 아래 숨겨져 있던 인간 본연의 욕망과 투쟁을 이토록 생생하게 포착해 낸 시도는 대단히 고무적이다.

이 책은 지식 전달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도 학술적 엄밀함을 놓치지 않는다. 익살스러운 대화창 뒤에 숨겨진 촌철살인의 통찰은 역사가 왜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를 비추는 거울인지를 증명한다.

△ 말도 안 돼 세계사/ 지식지상주의 글/ 염명훈 감수/ 북라이프/ 304쪽

acenes@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