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휘 화백.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 제공)
한국 수묵 산수화의 현대적 재해석을 이끌어 온 원로 화가 운산(雲山) 조평휘 목원대학교 명예교수가 지난 2일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32년 황해도 연안에서 출생한 고인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으로 피란했다. 이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해 한국화단의 거목인 청전 이상범과 운보 김기창의 가르침을 받으며 화업을 시작했다.
고인의 작품 세계는 1976년 대전 목원대학교 교수로 부임하며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했다. 1950~60년대에는 전후 유럽의 추상미술 사조인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아 추상 작업을 시도했고, 1970년대까지 다양한 실험적 화풍을 선보였다. 하지만 대전 정착 이후 실제 풍경을 직접 마주하는 실경 중심의 수묵화로 복귀하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산수화 세계를 구축했다.
조 화백은 전통 수묵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끊임없는 사생을 통해 현대적 조형미를 결합한 '운산 산수'를 완성했다. 장엄한 자연의 생명력을 역동적인 필치로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
이러한 예술적 성과를 인정받아 1999년 국민훈장 동백상, 2001년 제2회 겸재미술상, 2021년 제19회 이동훈미술상을 받았다. 또한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22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는 등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그의 위치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그는 목원대 미대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썼고, 운보미술관장을 지내며 한국 화단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5일 오전이다. 장지는 성남 분당메모리얼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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