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파운드리 직접 써보니… 이현종 "데이터가 아니라 판단 구조"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04일, 오전 09:01

[신간] '팔란티어 파운드리, 판단을 설계하라'…"불량률 5%는 아무 행동도 요구하지 않는다"

에이전트 전문기업 빅스터 이현종 대표가 팔란티어의 핵심 제품 파운드리를 직접 다뤄 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설계할지 다룬 '팔란티어 파운드리, 판단을 설계하라'를 처음북스에서 펴냈다.

저자는 많은 조직이 익숙하게 겪어 온 실패부터 다룬다. BI, 데이터 웨어하우스, 데이터 레이크를 차례로 도입했지만 현업은 업무 언어로 말하고, IT팀은 시스템 언어로 번역하고, 모델 개발자는 수학 언어로 다시 정의하는 사이 판단의 맥락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BI(Business Intelligence)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각화 도구이며, 데이터 웨어하우스(DW)는 분석용으로 정제된 정형 데이터를 저장하는 도서관, 데이터 레이크는 분석 전 원시 데이터를 형식 제한 없이 모두 담는 거대한 저장소다.

결국 결정은 시스템이 아니라 경험 많은 담당자의 직관으로 되돌아간다. 저자는 이 문제를 팔란티어 파운드리 실습으로 밀고 들어간다. 가상의 국내 화장품 제조 공정 데이터를 트라이얼 환경에 직접 올리고, 파이프라인을 연결하고, 온톨로지를 설계하고, 워크숍 화면까지 구현해 본 기록이 책의 중심을 이룬다.

그 과정에서 기존 ETL 관성으로 접근했다가 온톨로지 설계에서 무너지고, 현업의 언어를 시스템 구조로 치환하지 못해 헤맨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담긴다.

저자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이 데이터는 누구의 관점이며, 값이 바뀌면 누가 책임지고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기존 데이터 플랫폼이 숫자를 예쁘게 보여주는 데 치중했다면, 파운드리는 숫자가 어떤 객체의 상태를 뜻하고 어떤 액션을 요구하며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먼저 묻는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같은 '불량률 5%'라도 설비와 작업자 조합, 원자재 배치, 후속 조치와 책임 주체가 연결되지 않으면 보고용 숫자에 머문다는 뜻이다.

핵심은 온톨로지다. 온톨로지는 특정 분야의 개념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규칙으로 정의한 지식 구조를 뜻한다. 파운드리는 데이터를 테이블과 칼럼이 아니라 현실의 사물과 개념, 그사이의 관계와 행동으로 본다.

데이터를 대상·관계·상태·액션의 구조로 고정해 두었을 때 비로소 단절된 시스템 정보가 하나의 판단 구조로 연결되고, 의사결정 과정과 책임도 시스템 안에 남는다고 책은 말한다.

실무 설명도 구체적이다. 링크는 단순한 연관성이 아니라 '판단의 통로'이며, 이 연결이 없으면 무엇을 판단할 수 없게 되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저자는 적는다. 워크숍 화면 또한 화려한 차트보다 지금 당장 내려야 할 판단만 남기기 위해 불필요한 노이즈를 걷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가 파운드리를 만능 해법처럼 다루지 않는 점에서도 눈에 띈다. 데이터가 파이프라인으로 촘촘히 연결되고, 온톨로지 설계도 그럴듯하고, 워크숍 화면이 매끄럽게 돌아가도 운영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선을 긋는다. 기술보다 바깥에 있는 조직의 태도와 운영 방식이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는 지적이다.

후반부는 판단 AI 문제로 시야를 넓힌다. AI를 처음 도입할 때 많은 조직이 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풀고 최적의 정답을 제시하는 전지전능한 존재를 기대하지만, 실제 운영의 세계에는 애초 고립된 정답이 없다고 저자는 본다. 대신 중요한 것은 허용 가능한 선택의 범위, 넘지 말아야 할 경계선, 그리고 특정 상황에서 누가 결정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 '팔란티어 파운드리, 판단을 설계하라'/ 이현종 지음/ 처음북스/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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