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가공식품 '초자극'의 덫…"의지로는 못 막는다, 뇌가 설계됐으니까"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04일, 오전 09:01

[신간]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은 초가공식품과 포르노, 데이팅 앱, 숏폼을 '초자극'이라는 틀로 묶어 현대인의 중독이 어떻게 설계되는지 추적한다.

덴마크 과학자 니클라스 브렌보르는 의지 부족이라는 통념을 거슬러, 진화한 본능과 산업이 만든 환경이 맞물린 구조를 뇌과학과 진화생물학으로 풀어낸다.

책은 3부 17장으로 나눠서 식품, 포르노, 스크린 중독을 차례로 다룬다. 여는 말에서 먼저 검은머리물떼새가 진짜 알보다 더 크고 선명한 가짜 알에 끌리는 사례를 꺼낸다. 인간 역시 자연의 선택지보다 더 크고 더 밝고 더 강한 자극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는 문제의식이 여기서 출발한다.

저자가 붙인 이름은 '초자극'이다. 자연적으로 생기는 자극보다 더 강력한 버전의 자극이라는 뜻이다. 그는 오늘의 중독을 병원 안의 소수 문제가 아니라 초가공식품과 스마트폰, 숏폼, 데이팅 앱이 깔린 일상 전체의 문제로 본다.

1부는 식품 중독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현대 식품 산업이 지방과 탄수화물의 조합을 정밀하게 설계해 인간의 본능을 겨눈다고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최대의 쾌감을 끌어내는 조합을 찾는 '지복점 찾기' 개념도 제시한다.

강한 자극이 반복될수록 반응이 둔해지는 '둔감화'도 짚는다. 처음에는 큰 보상을 주던 자극이 익숙해질수록 평범해지고,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스카이다이빙과 소금의 예를 통해 이 메커니즘을 일상 감각으로 끌어온다.

2부는 포르노와 도파민 문제로 시선을 옮긴다. 이 대목에서는 미국 심리학자 켄트 베리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원함'과 '좋아함'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실제 쾌락은 줄어드는데 욕망은 더 커지는 역설이 중독의 핵심 구조로 제시된다.

3부는 스크린 중독을 다룬다. 틱톡 피드와 컴퓨터 게임, 넷플릭스 같은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면 그림 그리기와 악기 배우기, 책 읽기처럼 한때 재미의 대상이었던 일조차 더 큰 의지력을 요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자기개발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배경도 이 맥락에서 읽는다.

저자는 중독을 개인의 도덕적 실패로 몰지 않는다. 과자와 사탕을 만드는 회사,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플랫폼, 인간의 보상 체계를 연구하는 산업 전체가 한쪽 편에 서 있다고 본다. 그래서 자책보다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복된다.

저자 니클라스 브렌보르는 덴마크의 과학자 겸 작가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고, 현재 분자생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김성훈 옮김/ 위즈덤하우스/ 364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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