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정적 감정을 제거의 대상이 아닌 삶의 동력으로 재정의하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학과장 등 3인이 함께 집필한 ‘감정에 서툰 당신을 위한 마음의 뇌과학’(슬로디미디어)과 오스트리아 출신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가 쓴 ‘우월한 열등감’(저녁달)이다. 두 책은 나쁜 감정으로 치부돼온 불안과 열등감이 오히려 삶을 끌어올리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불안과 열등감을 느끼는 현대인의 모습(사진=생성형 AI).
우리가 그간 불편하다고 여겨온 감정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감정에 서툰 당신을 위한 마음의 뇌과학’에서는 불안을 뇌의 정상적인 반응으로 설명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불안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 속 ‘편도체’라는 화재경보기의 민감도가 높아 나타나는 반응이다. 불안은 없애야 할 감정이라기보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오랫동안 활용해 온 자동 반응에 가깝다.
‘우월한 열등감’에서도 열등감을 인간의 결함이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으로 바라본다. 어린아이는 어른으로 둘러싸인 세계 속에서 필연적으로 작고 무력하다는 감각, 즉 열등감을 경험한다. 이 결핍을 채우고 더 나아지고자 하는 욕망이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고 개인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것이다.
불안은 에너지가 매우 높은 상태다. 이를 억지로 눌러 침착해지려는 것은 시속 100㎞로 달리는 차에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과 같다. 대신 “나는 흥분했다”라고 말하면서 방향만 살짝 틀어주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효과적이다. 불안을 ‘위협’으로 받아들이면 혈관이 수축하고 사고가 둔해지지만, ‘도전’으로 인식하면 혈관이 확장되며 집중력이 높아진다.
‘우월한 열등감’에서는 열등감이 왜곡될 경우 과시나 허영, 혹은 아예 노력을 포기하는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교육 현장과 심리 연구에서 흔히 관찰되는 ‘자기 불구화’(Self-handicapping)가 대표적이다. 실패로 무능함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내가 안 해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1등 해”라고 말하며 스스로 가능성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장된 행복을 보여주며 타인의 반응에 집착하는 모습 역시 그 이면에는 깊은 열등감이 자리 잡고 있다.
아들러는 진정한 자존감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워질 때 형성된다고 봤다. 비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과 기여’에 시선을 두어야 한다.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이를 행동으로 이어갈 때, 열등감은 비로소 건강한 자원으로 전환된다는 설명이다.
두 책은 감정의 존재 자체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같은 감정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마음의 뇌과학’에서는 번아웃이나 불안이 뇌가 고장 난 것이 아니라, 과부하 상태에서 보내는 ‘잠시 쉬어가라’라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저자들은 “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변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회복탄력성(어려움을 겪은 뒤 다시 회복하는 힘)도 충분히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아들러 역시 열등감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주목한다. 그는 “불안한 시대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경쟁력”이라며 “열등감의 방향을 바꿔 활용할 때, 그것은 더 이상 결핍이 아니라 성장의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