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의 흔적을 캔버스에 아로새기다"…이해전 '삶의 환희'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06일, 오전 08:25

이해전의 개인전 '삶의 환희' 포스터 (갤러리은 제공)

인사동 갤러리은에서 서양화가 이해전의 개인전 '삶의 환희'가 막을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13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창작의 산실인 작업실에서 발생한 파편적 기록들을 예술적 서사로 승화시킨 신작들을 대거 선보이는 자리다.

작가는 화실 바닥에 무심코 떨어진 물감 덩어리나 겹겹이 쌓인 기름때, 그리고 반복적인 붓질이 남긴 잔영을 단순한 부산물로 치부하지 않는다. 대신 이를 고통과 환희가 교차하는 생의 응축된 상징물로 포착한다. 이렇게 생성된 화면은 인위적인 통제를 벗어난 우연적 흔적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지우고 덮는 행위 대신 수용과 축적의 미학을 보여준다.

이해전의 작업은 '과정의 현상학'에 가깝다. 화면 위에 흩뿌려진 물감의 파편들은 작가가 견뎌 온 시간의 궤적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는 현대인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상처와 극복의 과정을 시각적으로 변주한다.

이해전, 환상(Fantasy), Oil on Canvas, 145.5×112.1cm, 80F, 2024

가공되지 않은 흔적들이 캔버스의 질감과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깊이감은 관람객에게 가시적인 형태 너머의 숭고함을 선사한다. 더 나아가 삶의 비루함조차 아름다운 형상으로 치환될 수 있음을 웅변한다.

갤러리은의 신봉건 대표는 "이해전의 작품은 작가의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고뇌가 빚어낸 시간의 결정체"라며 "층층이 쌓인 물감의 층위를 따라가다 보면 관람객 스스로가 자기 내면에 쌓인 삶의 자국들을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동 쌈지길 인근에 자리한 전시 공간의 특성상 시민들의 발길이 잦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전시는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 가능하다. 작가가 작업실 바닥에서 길어 올린 '삶의 흔적'들이 타인의 고단한 일상을 위로하는 '환희'의 등불이 되어준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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