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나는 아이들을 닮고 싶다"…시와 그림일기로 채운 남지은 첫 산문집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06일, 오전 09:01

[신간] '어린이의 곁이면 되었다'에서시인은 아이들의 곁을 지키고 강아지 '짱이'와 함께 걸으며, 태어남과 작별, 쓰기와 사랑이 한 달 안에서 어떻게 서로를 비추는지 조용히 더듬는다.

남지은의 '어린이의 곁이면 되었다'는 시와 동시, 산문과 그림일기로 5월 한 달을 엮어낸 첫 산문집이다. 시인은 아이들의 곁을 지키고 강아지 '짱이'와 함께 걸으며, 태어남과 작별, 쓰기와 사랑이 한 달 안에서 어떻게 서로를 비추는지 조용히 더듬는다.

남지은은 5월을 가장 환한 달로 감각한다. 오래도록 부러워한 5월생 아이들, 부드러운 흙, 태어남과 껴안음, 그리고 그 안에 함께 놓인 작은 죽음까지 이 책의 출발점에 있다. 그래서 이 산문집의 정조는 밝음만이 아니라, 빛과 그늘이 함께 스민 늦봄의 감각에 가깝다.

책의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다. 시인은 아이들을 기다리며 어떤 말이든 잘 들어주고 싶다고 되뇐다. 아이들의 말이 느려지거나 멈추고 돌아가고 엉킬 때, 그것을 다그치지 않고 자기 말의 모양을 스스로 찾도록 기다려주는 일이야말로 곁에 있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이 곁은 돌봄의 자리이기도 하다. 작약 네 송이를 화병에 꽂아 아이들과의 시간을 준비하고, 처음이 많은 아이들에게 어떤 시와 이야기가 깃들지 궁금해한다. 늦봄을 입은 아이들이 집으로 달려들어와 물을 마시는 장면 앞에서 심장이 간질거린다고 쓰는 대목은 이 책이 어린이를 하나의 대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로 대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강아지 '짱이'도 이 책의 중요한 축이다. 작업대 위 그림책과 노트, 교정지 더미 사이에 누운 짱이,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고 시인 쪽으로 걸어오는 짱이, 천천히 동네를 함께 도는 짱이는 시인의 시쓰기를 방해하면서도 오히려 다른 감각으로 열어젖힌다. 일상과 글쓰기가 뒤섞이는 장면들이 여기서 자주 태어난다.

동시에 책은 쓰는 사람의 고단함을 숨기지 않는다. 시인은 아이, 어른, 자식, 부모, 이모, 제자, 선생, 노동자, 유권자, 중생, 세계인으로 많은 나를 오가느라 멀미가 이는 5월을 산다.

결국 '어린이의 곁이면 되었다'는 어린이를 돌보는 기록인 동시에, 어린이의 곁에 서며 자기 안의 사랑과 두려움, 작별과 기다림을 다시 배우는 책이다.

한편 책은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 5월의 책으로 나왔다. 하루에 한 편씩,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시와 에세이, 동시와 그림일기가 이어진다. 한 달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한 사람의 마음이 계절과 함께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형식이다.

△ 어린이의 곁이면 되었다/ 남지은 지음/ 난다/ 216쪽



art@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