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티노폴리스를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는 콘스탄티누스 1세 (출처: Byzantine mosaicist, ca. 1000,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330년 5월 11일,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보스포루스 해협의 전략적 요충지 비잔티움을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선포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콘스탄티노폴리스'로 명명했다.
6년여에 걸친 대대적인 재건 공사 끝에 봉헌식이 거행됐다. 이는 1000년 수도 로마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로마(Nova Roma)'의 시대가 열렸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축제는 기독교적 요소와 로마의 전통 의례가 결합된 형태로 진행됐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구수도 로마를 떠나 동방의 작은 도시 비잔티움을 선택한 것은 철저히 계산된 전략적 선택이었다. 비잔티움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길목이자,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해상 교통의 중심지였다. 무엇보다 제국의 최대 위협인 사산 왕조 페르시아와 다뉴브강 유역의 게르만 부족을 동시에 견제할 수 있는 최적의 군사 기지라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황제는 비잔티움을 단순한 거점이 아닌 로마를 능가하는 대도시로 탈바꿈시켰다. 기존의 도시 규모를 4배 이상 확장했으며, 로마의 상징인 '일곱 개의 언덕' 체제를 그대로 이식했다. 도시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광장으로, 황제의 위엄을 상징하는 기둥이 세워졌다. 또한 히포드롬(전차 경기장)도 약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완공돼 시민들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할 예정이었다.
강력한 방어벽이 도시 전체를 감쌌으며, 로마와 동일한 형태의 원로원과 보급 체계가 구축되었다. 이번 천도는 제국의 경제·문화적 무게중심이 부유한 동방으로 완전히 옮겨갔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로마 제국은 콘스탄티노폴리스라는 새로운 심장을 통해 수백 년의 수명을 더 연장할 동력을 얻었다. 황제의 도시 콘스탄티노폴리스는 그가 지향하는 '기독교 제국'의 기틀이 이곳에서 시작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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