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를 통과하는 딸에게 보내는 12통의 답장…공지영 산문집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11일, 오전 09:01

[신간]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2'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2'는 서른을 지나며 기준과 관계가 흔들리는 시간을 통과하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묶었다.

책을 관통하는 시간은 서른이다. 스무 살 무렵에는 세상과 기성세대를 탓할 여지가 있었다면, 서른은 사정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책임이라는 말이 몸에 붙고, 내가 만든 선택이 삶을 흔들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진단이 12편 편지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위로를 앞세우기보다 삶을 버티는 태도부터 점검한다. 판단이 100% 확실하다고 여겨질 때도 3%쯤은 비워 두라고 하고, 사람의 본질은 가장 나쁜 순간에 드러난다고 말한다. 고통이 방향을 바꾸는 순간에 무엇이 남는지, 그 갈림길에서 붙잡아야 할 말로 품위를 꺼낸다.

관계에 대한 조언도 단호하다. 사랑보다 더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존엄이고, 그리움보다 앞서는 것도 자존감이라고 적는다. 상대를 사랑하더라도 자기를 함부로 다치게 하면서까지 붙들 필요는 없으며, 필요하다면 거리를 두는 일도 사랑의 일부라고 본다.

과거를 다루는 방식도 책의 중요한 축이다. 원망은 결국 자기 삶을 떠맡기 싫은 마음에서 오기도 한다며, 어느 순간에는 몸의 각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의 장면을 끝없이 되감는 대신, 지금 이후를 향해 눈을 돌리는 쪽이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한다는 이야기다.

이 편지들은 조언집이라기보다 자기 고백에 가깝다. 작가는 도시를 떠난 뒤 정원을 가꾸며 보낸 시간을 꺼내 놓고, 장미와 채송화, 수국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아름답듯 사람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함을 지닌다고 말한다. 자연을 바라보는 감각은 딸을 향한 말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시 보려는 대목도 또렷하다. 작가는 부모 역할을 성찰하면서 자식에게 행사해 온 권력성을 돌아본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응원은 자식을 자기 곁에 붙들어 두려는 보호가 아니라, 떨어져서도 서로를 존중하며 존재하게 하는 태도에 가깝다.

전작과 이어 읽는 두 번째 이야기

이 책은 150만 독자를 만난 전작의 다음 편이다. 전작이 스무 살을 앞둔 딸에게 건넨 편지였다면, 이번 책은 어느덧 서른을 훌쩍 넘겨 자기 삶을 견디는 딸을 향한다. 시간의 흐름만큼 작가의 시선도 더 깊어졌고, 응원의 방식도 훈계보다 성찰 쪽으로 기운다.

공지영은 1988년 '창작과 비평'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도가니', '먼 바다' 등을 써 왔다.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2/ 공지영 지음/ 304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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