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소녀의 첫사랑…"사랑은 죄가 될 수 있을까"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11일, 오전 09:01

[신간] '나의 사탄'

'나의 사탄'은 사랑과 믿음, 죄와 구원이 한 사람 안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밀어붙이는 짧은 소설이다. 책방 독서모임에서 만난 소정과 Y의 관계를 따라가며, 사랑을 붙들수록 더 선명해지는 불안과 금기의 감각을 좇는다.

소정은 Y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자기감정의 이름을 정면에서 묻게 된다. 둘의 관계는 비밀스럽고 짧게 이어지지만, 그 안에서 흔들리는 마음은 오래 머문다. 이 소설은 첫사랑의 설렘보다 그 감정이 죄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더 깊이 파고든다.

이야기의 무대는 작은 책방의 독서모임이다. 이름도 연락처도 모른 채 일주일에 한 번 이어지는 만남 속에서 소정은 Y에게 서서히 스며든다. 둘은 골목에서 입을 맞추고, 담배를 나눠 피우고, 편지를 숨겨두는 방식으로 관계를 확인한다.

문제는 사랑 바깥에만 있지 않다. 소정은 교회를 통해 위로를 얻지만, 그곳에서 배운 언어는 자신의 감정을 죄로 부른다. 그래서 이 소설의 갈등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사랑과 구원이 서로를 밀어내는 자리에서 생긴다.

Y는 끝내 어떤 관계에도 온전히 묶이려 하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반면 소정은 "우리"가 되고 싶은 마음과 스스로를 죄인처럼 느끼는 감정 사이를 오간다. 그래서 둘의 관계는 가까워질수록 안정되기보다 더 불안해지고, 애정은 곧 소유욕과 두려움, 이별의 예감과 뒤엉킨다.

저자는 이런 감정을 성장 서사의 무난한 통과의례로 다루지 않는다. 성 소수자 로맨스를 앞세우지만, 바깥의 시선보다 지금 그 감정을 통과하는 사람의 언어에 더 오래 머문다. 사랑을 포기하면 구원받을 수 있는지, 믿음을 지키려면 무엇을 끊어내야 하는지를 끝까지 묻는 방식이다.

이번 책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 101번째 작품이다. 출간과 함께 동명 북 OST도 함께 내놨다. 백은별이 직접 노랫말을 쓰고 불렀다.

△ 나의 사탄/ 백은별 지음/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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