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관광산업 컨퍼런스인 ‘TIC(Tourism Industry Conference) 2026’
싱가포르관광청은 지난 8일 연례 관광산업 콘퍼런스 ‘TIC 2026’을 열고 국내 콘텐츠 제작사 미스터로맨스와 3년간의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드라마·영화 촬영지를 직접 방문하는 이른바 ‘세트 제팅(Set-jetting)’ 수요 선점이다.
첫 프로젝트는 배우 주지훈과 이준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바이킹’이다. 싱가포르의 현대적인 도시 경관과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극 중 주요 배경으로 노출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멜리사 오우 싱가포르관광청장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콘텐츠가 여행의 시작점이 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이 같은 행보는 철저한 ‘수익성 위주’ 정책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싱가포르를 찾은 방문객은 1690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으나, 관광수입은 328억 싱가포르달러(약 37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싱가포르관광청이 미스터로맨스와 MOU 체결하고 K콘텐츠를 강화한다. 싱가포르관광청 멜리사 오우 청장(사진 왼쪽)과 미스터로맨스 심세윤 대표
제한된 도시 국가라는 특성상 무분별한 관광객 유입보다는 체류 가치를 높이는 쪽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관광청은 유니버설 뮤직 싱가포르와 인지도 제고 협력을 맺는 한편, 중국인 관광객의 결제 편의를 위해 위챗페이와의 파트너십도 3년 연장했다. ‘콘텐츠로 유입시키고, 인프라로 묶어두며, 결제망으로 소비를 유도한다’는 삼박자 전략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전면적인 개편도 병행된다. 전통적 쇼핑 명소인 ‘오차드 로드’는 현지인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체험형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그레이터 센토사 마스터 플랜’을 통해 휴양지 센토사의 레저 기능도 대폭 강화한다.
주목할 점은 관광 산업의 디지털 전환(DX)이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업계 전반의 AI 활용을 돕는 ‘AI 플레이북 포 투어리즘’과 기술 거점인 ‘T큐브 센터 오브 엑셀런스’를 출범시켰다. 예약, 고객 응대, 수요 예측 등 관광 기업의 고질적인 저생산성 문제를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의 전략은 ‘많이 오게 하는 것’에서 ‘오래 머물며 더 쓰게 하는 것’으로 관광 산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옮겨갔음을 보여준다”며 “콘텐츠 경쟁력이 관광 영토 확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한국 관광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레이터 센토사 마스터 플랜에 기반해 해안 보호 전략과 연계된 이벤트 공간을 갖춰 새롭게 정비된 실로소 해변 모습을 담은 조감도 (사진=SG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