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해가 뜰 거라는 믿음의 뿌리는?"…흄의 '경험론' 만나기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12일, 오전 07:30

'인간 지성에 관한 탐구' (아카넷 제공)

우리는 왜 당연하다는 듯 내일을 기다릴까. 천문학 모르는 사람도 날마다 해가 다시 뜰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스코틀랜드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이 평범한 믿음에 질문을 던졌다. 이 책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철저히 '경험'과 '습관'에 의존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흄은 인간이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고 상상력이 만들어낸 질서라고 보았다. 즉, 자연 자체에 법칙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음이 편의상 규칙을 정했다는 뜻이다. 이 생각은 훗날 칸트 같은 대철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며 현대 철학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 책은 어려운 용어 대신 실생활에 가까운 언어로 인간의 생각 주머니를 분석한다. 특히 흄은 보이지 않는 원인을 안다고 착각하는 '고집스러운 이성'을 꾸짖으며, 인간 지식의 한계를 인정할 줄 아는 겸손함을 강조한다.

철학을 다루고 있지만,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 오늘날, 우리는 너무 쉽게 소위 '팩트'라는 것을 믿으며 확증편향에 빠지곤 한다. 흄의 회의주의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은 누구나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다듬어졌다. 생각의 힘을 기르고 싶은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지식이 아닌 지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으로 다가간다.

△ 인간 지성에 관한 탐구/ 데이비드 흄 글/ 김병재 옮김/ 372쪽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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