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8년 발행 '관리 임명장' 최초 공개"…국립중앙도서관 '위대한 유산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12일, 오전 07:30

'왕지(王旨)'(1398)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기증된 소중한 자료들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위대한 유산전: 기증으로 빚은 우리의 이야기'를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내년 3월 21일까지 개최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지켜온 우리 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자리다.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 건국 초기인 1398년에 발행된 임명장인 '왕지'(王旨)다. 이는 태조 이성계가 고려말 대학자 이제현의 증손자 이지대라는 인물에게 수군 직책을 맡기며 직접 내린 이 문서로, 기존에 보물로 지정된 자료보다 18년 앞선다.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 희귀한 문건은 한 기증자의 결단 덕분에 이번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조선 초기 공무원들의 인사 시스템을 연구하는 데 귀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 곳곳에는 유물만큼이나 감동적인 기증자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상님이 독립운동을 도우며 필사적으로 수집한 지도 100점을 기탁한 후손부터, 시장 골목 좌판에서 우연히 발견한 낡은 책 한 권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선뜻 내놓은 시민까지 다양하다. 도서관은 이러한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11일 기증자들의 이름을 새긴 명패를 도서관 로비에 영구히 설치하는 제막식을 열었다.

현수막 제막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현혜원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한 사람이 평생 정성을 다해 모은 수집품을 조건 없이 나라에 맡기는 것은 대단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기증자의 마음을 잊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해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연구하는 데 힘쓰겠다"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품격이 한 단계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이 아끼던 보물을 모두의 재산으로 내놓는 기증 문화는 우리 역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박물관 유리창 너머의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서린 기록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매우 뜻깊다. 이번 전시 관람은 우리 주변에 숨겨진 역사의 소중함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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