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의 고리'는 천사와 인공지능 로봇을 앞세워 짧은 만남 뒤에도 남는 사랑의 감각을 그린 단편만화집이다.
'다정의 고리'는 천사와 인공지능 로봇을 앞세워 짧은 만남 뒤에도 남는 사랑의 감각을 그린 단편만화집이다. 표제작과 단행본 첫 공개작 '사라 로랜스키의로랜스키의 존엄한 생일', '다정의 고리 에필로그'를 묶어 인간 아닌 존재와 인간이 마주치는 순간을 한 권으로 엮었다.
표제작 '다정의 고리'는 신의 명을 받고 인간 세상에 온 천사로 시작한다. 우연히 그를 만난 은정은 이름 없는 존재에게 '다정'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함께 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잃어버린 물건 찾기지만, 중심에는 타인의 곁에 머무르며 달라지는 마음이 놓여 있다.
낯선 세계에 떨어진 다정은 인간의 말투를 흉내 내고,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며 조금씩 세상에 스며든다. 가까운 친구가 전학을 가 외로움을 겪던 은정은 그런 다정에게 끌리면서도 경계심을 거두지 못한다. 둘 사이에 끼어드는 뱀은 고리를 빨리 찾으라고 다그치며 이야기의 긴장을 끌어올린다.
'사라 로랜스키의 존엄한 생일'은 분위기를 바꾸되 문제의식은 이어간다. 인간을 돌보는 인공지능 로봇이 보편화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샐리는 예순 살 생일 파티를 해나와 함께 맞는다. 그런데 이 생일은 축하보다 마지막 준비에 가깝다.
샐리는 오래전 세운 죽음의 뜻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한다. 해나는 그 결심을 돌리려 하지만, 끝내는 사용자의 마지막을 돕는 존재로서 해야 할 일을 설명한다. 이 단편은 죽음을 둘러싼 선택과 돌봄을 차갑게 밀어붙이기보다, 끝까지 곁을 지키는 존재의 태도로 풀어낸다.
두 단편은 소재만 보면 판타지와 SF로 갈라져 있다. 하지만 둘 다 인간이 아닌 존재를 통해 사랑과 이별, 기억과 순환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같은 결을 이룬다. 짧은 만남이 한 사람의 삶에서는 찰나처럼 지나가도, 그때 주고받은 감정은 다른 관계와 다른 시간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책 전체를 묶는다.
△ 다정의 고리/ 냘구 지음/ 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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