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월대 산대놀이에서 BTS 공연까지… 경복궁의 현재를 묻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12일, 오전 09:01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복궁 여행'은 조선 전기와 임진왜란 뒤의 긴 폐허기, 고종 재건기를 함께 놓고 오늘의 궁궐이 어디에서 왔는지 추적한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복궁 여행'은 세 번이나 다른 얼굴로 존재했던 경복궁을 고고학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역사 교양서다.

저자는 조선 전기와 임진왜란 뒤의 긴 폐허기, 고종 재건기를 함께 놓고 오늘의 궁궐이 어디에서 왔는지 추적한다.

특히 집중한 대목은 세종 대다. 정치·과학·종교·학문·의례가 궁궐 공간과 맞물렸다는 관점에서 건물 하나하나를 읽고, 훈민정음 창제의 현장도 집현전이 아니라 편전 쪽으로 좁혀 본다.

세종의 적장자 계승 의지도 경복궁 안에서 풀어낸다. 문종의 대리청정 공간이었던 계조당이 세종 때는 서쪽을 향했다는 점, 남쪽을 향해 신하를 맞는 자리는 군주만 허용된다는 논리와 맞붙었다는 점을 통해 궁궐 배치와 왕권의 관계를 설명한다.

문종 즉위 뒤에도 이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적장자 계승을 향한 세종의 구상이 어린 단종의 즉위와 이어진 정치적 격랑 속에서 흔들렸고, 조선 27명 임금 가운데 적장자 출신이 7명뿐이었다는 수치도 함께 놓는다.

저자는 상징과 시각 자료도 집요하게 더듬는다. 현전 28점 중 조선 전기 작품이 남지 않은 일월오봉도의 변화, 초기 경복궁의 청기와와 지붕 양식, 390여 칸에서 7225칸으로 불어난 재건기 규모를 묶어 궁궐의 외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준다.

이런 시선은 현재의 서울로도 옮아간다. 광화문 월대의 산대놀이, 육조거리와 종로·운종가를 오늘의 광화문 광장과 겹쳐 보게 만들고, 2026년 BTS 공연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끌어와 오래된 궁궐 공간의 감각이 지금도 남아 있는지 묻는다.

구성은 프롤로그에 이어 풍수지리, 육조거리, 광화문, 근정전, 동궁, 후원, 한글 창제 공간, 집현전과 경회루,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으로 이어지는 9장 체제다. 경복궁을 한 바퀴 도는 동선처럼 읽히면서도 각 지점마다 문헌·회화·발굴 성과를 교차해 해석을 세운다.

황윤은 박물관과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글을 써온 저자로, '일상이 고고학' 연작과 여러 역사 교양서를 펴냈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복궁 여행'은 눈앞의 풍경을 관광지가 아니라 축적된 정치와 의례, 상징과 복원의 현장으로 다시 보게 한다.

△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복궁 여행/ 황윤 지음/ 376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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