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으면 '꼰대', 같으면 '냉대', 어리면 '천대'…"몇 살이냐"의 차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13일, 오전 09:01

'나이 묻는 사회'는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든 연령차별주의를 멸칭과 제도, 관습과 대중문화의 사례로 풀어냈다. 세대를 가르는 말과 숫자 중심의 질서가 어떻게 혐오와 배제를 굳히는지 짚으며, 나이 서열을 넘어서는 공존의 감각을 제안한다.

우리는 처음 만나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나이를 묻는다. 저자는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든 연령차별주의를 멸칭과 제도, 관습과 대중문화의 사례로 풀어냈다. 그는 세대를 가르는 말과 숫자 중심의 질서가 어떻게 혐오와 배제를 굳히는지 짚으며, 나이 서열을 넘어서는 공존의 감각을 제안한다.

저자는 나이를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사람을 재단하는 장치로 본다. 몇 살인지부터 확인한 뒤 말투와 거리, 역할을 정하는 문화가 한국 사회에 깊게 자리 잡았고, 그 습관이 관계를 시작하는 방식까지 규정해 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풍경이 자연스러운 예절이 아니라 차별의 출발점일 수 있다고 본다.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개념에는 출생 이후 흐른 시간을 뜻하는 '역연령'과 실제 수행 능력을 가리키는 '기능적 연령'의 구분이 나온다. 한국 사회가 이 둘을 가르지 못한 채 숫자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실수를 범해왔다. 직업과 언어, 결혼, 태도까지 특정 나이에 맞춰야 한다는 압박이 여기서 생긴다.

저자는 세대별 비하 표현을 연령주의의 가장 노골적인 얼굴로 짚는다. 노인을 향한 '틀딱충'과 '할매미', 중장년을 겨누는 '개저씨'와 '영포티', 청년을 묶어 부르는 여러 세대 호명, 아동과 청소년을 낮춰 부르는 '~린이' 같은 표현이 모두 사례로 등장한다. 이런 말들이 농담처럼 쓰이더라도 결국 특정 연령대를 열등하거나 미숙한 존재로 굳힌다고 본다.

'나이 묻는 사회'는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든 연령차별주의를 멸칭과 제도, 관습과 대중문화의 사례로 풀어냈다. 세대를 가르는 말과 숫자 중심의 질서가 어떻게 혐오와 배제를 굳히는지 짚으며, 나이 서열을 넘어서는 공존의 감각을 제안한다.

이런 차별은 세대 사이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고도 말한다. 같은 나이대 안에서도 서로를 밀어내는 현상이 나타나고, 차별의 언어를 듣고 자란 아이가 다시 차별의 주체가 되는 순환도 이어진다. 연령차별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깔끔하게 나누기보다 모두를 그 질서 안에 묶어 두는 구조라는 점이 이 대목의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이런 문화가 유교적 위계와 장유유서, 압축 성장의 경험, 비교와 경쟁에 익숙한 사회 분위기가 만나면서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노년은 비생산성의 이미지로, 청년은 무능이나 무기력의 이미지로, 어린이는 미성숙의 이미지로 쉽게 환원된다고 분석한다.

제도 영역의 사례도 촘촘히 다룬다. 일정 나이에 이르면 일괄 퇴직시키는 정년제, 고령 운전을 둘러싼 규제 논의, 동률이면 연장자를 뽑는 선거 규정,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이 대표적이다. 청년 주거 정책에 깔린 좁은 면적 기준이나 나이별 차등 투표 논의도 연령차별의 연장선에서 읽는다.

일상과 대중문화도 비판의 대상이다. 교통약자석 갈등, "대견하다" "기특하다" 같은 칭찬 속의 위계, 노키즈존과 노시니어존, 아동 예능의 연출 방식까지 책은 폭넓게 건드린다. 나이에 따라 누군가는 배려의 대상, 누군가는 민폐의 원인으로 고정되는 장면들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고 보는 셈이다.

정회옥은 명지대 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차별과 사회통합 문제를 꾸준히 연구해 왔다.

△ 나이 묻는 사회/ 정회옥 지음/ 348쪽

'나이 묻는 사회'는 한국 사회 곳곳에 스며든 연령차별주의를 멸칭과 제도, 관습과 대중문화의 사례로 풀어냈다. 세대를 가르는 말과 숫자 중심의 질서가 어떻게 혐오와 배제를 굳히는지 짚으며, 나이 서열을 넘어서는 공존의 감각을 제안한다.






art@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