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미술 80년 동행"…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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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6년 5월 13일, 오전 11:15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전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일본과 한국이 예술로 손을 잡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일본 요코하마미술관과 힘을 합쳐 14일부터 9월 27일까지 과천관에서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두 나라의 수교 60주년을 축하하며 지난 80년 동안 미술가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자리다.

전시의 제목인 '로드 무비'는 길 위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으며 변해가는 영화 장르를 뜻한다. 한·일 작가들 역시 복잡한 역사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국경을 넘나들며 영화 같은 교류를 이어왔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총 5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양국 작가 43명(팀)의 작품 200여 점을 선보인다.

백남준, 〈바이 바이 키플링〉, 1986, 컬러, 사운드, 30분 32초. EAI(Electronic Arts Intermix)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광복 이후 일본에서 활동한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고뇌부터 시작한다. 이어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일본 예술가들의 우정, 1965년 수교 이후 공식적으로 넓어진 교류의 길을 차례로 보여준다.

특히 1990년대 젊은 작가들의 자유로운 만남과 2000년대 이후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며 연대하는 모습까지 폭넓게 다룬다. 야외 조각공원에서도 양국 작가들의 숨결이 담긴 조형물 6점을 만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행사가 두 나라가 함께 겪은 역사의 순간들과 그 속에 남겨진 예술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요코하마미술관의 구라야 미카 관장은 "작년 일본 전시에 이어 한국에서도 행사를 열게 되어 기쁘다"며 "양국 미술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되어 뿌듯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이토 요시시게, 〈연관작용〉, 1988, 나무에 채색, 300 × 450 × 400 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는 단순히 과거의 작품을 늘어놓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나 외교적으로는 풀기 힘든 갈등조차 예술이라는 언어로는 충분히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특히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미공개 자료나 젊은 세대의 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두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함께하는 길'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출품된 작품들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매개체다. 관람객들에게 역사와 예술의 관계를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뜻깊은 시간을 선사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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