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못 바꿔도 반응은 고를 수 있다"…아우슈비츠 생존자의 회고록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14일, 오전 09:01

아우슈비츠 생존자가 심리치료사가 되기까지 절망 속에서도 인간이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 묻는 회고록이다. 열여섯 살에 수용소로 끌려간 기억과 그 뒤 수십 년에 걸친 회복, 임상적 통찰을 한 권에 묶었다.

아우슈비츠 생존자가 심리치료사가 되기까지 절망 속에서도 인간이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 묻는 회고록이다. 열여섯 살에 수용소로 끌려간 기억과 그 뒤 수십 년에 걸친 회복, 임상적 통찰을 한 권에 묶었다.

책장을 펼치면 1944년이다. 발레를 사랑하던 16살 소녀는 아우슈비츠로 끌려가 수용소 막사 앞에서 나치 장교 요제프 멩겔레의 명령에 따라 춤을 춘다. 살아남기 위해 몸을 움직여야 했던 그 순간이 이 책의 첫 장면이다.

책은 홀로코스트 증언에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오래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붙들렸고, 미국으로 건너가 오십을 앞둔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으며 심리치료사의 길로 들어섰다.

저자가 끝내 붙잡은 말은 '선택'이었다. 그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유가 외부 조건이 아니라 현재의 결단에서 시작된다는 주장도 여기서 나온다.

그는 이 관점을 '선택 치료'라는 이름으로 정리한다. 상처에 갇히거나 미래에 행복을 미루는 태도는 결국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반응 방식을 고를 수 있을 때 비로소 해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회고록의 또 다른 축은 치료 현장이다. 거식증 환자, 학대 경험자, 외도로 무너진 배우자, 암 선고를 받은 사람, 자녀를 잃은 부모, 괴롭힘을 견디는 학생 등 다양한 내담자 이야기가 함께 실린다.

저자는 이 사례들을 통해 상처의 종류보다 그 상처를 받아들이는 태도와 이후의 선택이 삶의 방향을 바꾼다고 본다. 그래서 독자는 한 생존자의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비춰보게 된다.

에디트 에바 에거는 1927년 헝가리에서 태어났고, 전쟁 뒤 심리학자로 활동하며 수십 년 동안 상처와 회복을 연구해 왔다.

△ 아우슈비츠의 무용수/ 에디트 에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516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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