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강희수 기자] 결국 'SDV 1호차'의 책임은 그랜저가 짊어지게 됐다. 감당하지 못할 짐이라면 맡기지도 않았을 게다.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윤효준 전무의 말처럼 "지난 40여년 간 시대의 기준을 보여주며 혁신을 거듭해온 그랜저"이기 때문이다. '그랜저'라는 이름은 'SDV 1호차'의 무게감을 거뜬히 견뎌낼 '자격' 그 자체였다.
현대자동차는 14일, 7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를 출시했다. 그런데 이 차에는 세대가 바뀌는 '풀체인지' 못지않은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즉 SDV(Software Defined Vehicle)의 개념으로 개발된 현대자동차 1호의 임무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그랜저의 실내는 그로인해 수년래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그랜저에 부여된 SDV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가 구현하는 생태계다. 이 솔루션은 개방형 자동차 운영체제 AAOS를 기반으로 작동된다.
플레오스 커넥트가 어떤 구실을 하는 지, 시각적으로는 알기 어렵다. 차를 운행하면서 ‘플레오스 커넥트’에 말을 걸어보면 그 진가가 나타난다. 물론 예전의 차에도 음성 인식 기능이 있기는 했다. 그 때의 음성 인식은 차량 내 컴퓨터에 저장된 일부 단어에만 반응할 수 있었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자연어 대화가 된다. 예를 들어 예전의 음성 인식이 "실내 온도 내려줘"라는 명령어를 알아 들었다면 이 친구는 "차 안이 좀 더운 것 같애"라고 말하면 "그럼 온도를 내릴까요"라고 되묻는다. 차와 운전자 사이에 제대로 된 대화가 오갈 수 있게 됐다. 차 스스로가 학습도 한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의 차세대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Gleo AI)’를 통해 맞춤형 운전자 경험을 제공한다. 글레오 AI는 자연스러운 연속 대화를 이해하기 때문에 차량 제어를 넘어 지식 검색, 여행 일정 추천, 감성적인 대화까지 해낸다.
차가 곧 지능형 비서가 되는 셈이다.

또한 현대차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의 개방형 운영체제(AAOS)를 토대로 플레오스 커넥트를 개발해 구조적으로 확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즉, 플레오스 앱마켓이 마련되는데, 영상 및 뮤직 스트리밍이나 게임 등 차량 전용 서드파티(3rd party) 앱을 마치 스마트폰처럼 자유롭게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14일 출시된 ‘더 뉴 그랜저(The new Grandeur)’에서 본격화 됐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더 뉴 그랜저의 실내 한가운데에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앉혔다. 운전자와 컴퓨터가 이 화면을 터미널 삼아 소통을 한다. 탑승자는 고해상도 대화면에서 내비게이션, 미디어, 차량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한눈에 파악하고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그 동안 계기반으로 불렸던 운전대 뒤쪽의 클러스터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대신 운전대 뒤 대시보드 위해 최소한의 정보를 전해주는 슬림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운전자의 시선이 흐트러지지 않게 돕는다. 운전자는 이 슬림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운전에 필요한 필수 정보를 얻는다.

더 뉴 그랜저의 외관은 전통적인 페이스리프트를 했다. 선과 면의 디테일을 다듬어 전체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15mm 길어진 프론트 오버행으로 ‘샤크 노즈(Shark Nose)’ 형상이 강조됐고, 방향지시등이 측면부 가니시에도 추가됐으며, 돌출형 샤크핀 안테나는 히든 타입 안테나로 교체됐다.
실내에서는 ‘전동식 에어벤트’와 ‘스마트 비전 루프’가 눈길을 끈다.
‘전동식 에어벤트’는 과거 사람이 손으로 조작하던 바람 조절 기능을 차에 맡기는 기술이다. 승객 집중 모드, 승객 회피 모드, 자동 순환 모드, 자유 조작 모드 등을 선택하면 차가 알아서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조절해 준다. 바람이 나오는 구멍은 지극히 작은 공간으로 숨어들었다.

‘스마트 비전 루프’는 기계식 블라인드 없이 차 지붕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다.
접합된 두 장의 강화 유리 사이에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Polymer Dispersed Liquid Crystals) 필름을 넣어 자유자재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루프의 투명도는 6개의 영역으로 나눠 자유롭게 조절된다. 기계식 블라인드가 열리고 닫힐 때 나던 소리도 없다. 소리 소문없이 하늘이 열리고 닫힌다.
더 뉴 그랜저에는 내연기관 최초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도 들어갔다. 정차 또는 저속 주행 중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급격히 밟는 상황을 감지해서 구동력을 제한하고 제동을 건다. 좁은 골목이나 복잡한 주차장에서 유용한 기억 후진 보조(MRA, Memory Reversing Assist) 기능은 차량이 지나온 궤적을 스스로 기억해 후진 시 자동으로 조향을 제어한다.
방향지시등과 와이퍼가 통합된 ‘멀티펑션 스위치’를 스티어링 좌측에 배치해 주행 중 조작 혼선을 최소화했다. 통상적으로 와이퍼가 있던 우측에는 ‘전자식 변속 레버’가 자리잡았다. 이 변속 레버는 기존 로터리 타입에서 상하 조작 방식으로 바뀌었다.
더 뉴 그랜저는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가솔린 2.5 4185만 원, 가솔린 3.5 4429만 원, 하이브리드 4864만 원, LPG 4331만 원부터 시작된다. (※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으로, 환경 친화적 자동차 고시 완료 시점 이후 확정 가격 공개 예정)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