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혔을 때 돌파하세요'는 동시 레터 서비스 '블랙'이 내놓은 동시 선집이다. 김송이부터 포도까지 시인 10명이 쓴 작품 50편을 한데 모았다.
'갇혔을 때 돌파하세요'는 동시 레터 서비스 '블랙'이 내놓은 동시 선집이다. 김송이부터 포도까지 시인 10명이 쓴 작품 50편을 한데 모았다.
책의 이름은 드라마 속 철도 건널목 차단봉 문구에서 끌어왔다. 같은 제목의 시는 막는 장치가 오히려 부숴야 할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밀어 올리며, 선집 전체의 분위기를 먼저 건넨다.
이번 선집에는 김송이, 박정완, 신솔원, 안지현, 양슬기, 이유진, 이지우, 전수완, 정희지, 포도의 작품이 실렸다. 비밀을 감춘 몸, 교실의 권위를 흔드는 장난, 상실을 버티는 아이, 자동화 시대 끝에 남은 사람의 자리가 시편마다 다른 얼굴로 나타난다.
'휴지 미라', '선생님 의자', '바텐더', '유인 카페' 같은 작품은 막힌 현실을 돌아서기보다 옆으로 비틀고 안쪽에서 뒤집는 쪽에 가깝다. 아이들의 말놀이와 생활 감각이 권위와 상실, 검열과 고립을 조용히 흔들며 책 전체를 관통한다.
검열의 상처에서 태어난 '블랙'
이 책의 바탕에는 동시를 보내는 서비스 '블랙'이 놓여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맞닿아 출발한 이 플랫폼은 시인 이안이 국가배상금 개인 몫 1300만원을 새 동시 원고료로 돌리면서 문을 열었다.
2022년 12월 29일 첫발을 뗀 뒤에는 독자 후원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지우려 했던 이름을 오히려 창작과 저항, 독자 연대의 표식으로 바꿔 낸 셈이다.
이 서비스는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카카오톡 채널로 미발표 동시를 한 편씩 보내 왔다. 지난 4월 말에는 178번째 발송에 이르렀고, 받아보는 독자도 3000명을 넘겼다.
앞서 펴낸 '올해의 좋은 동시 2025'에는 이 채널에서 먼저 나온 작품 22편이 실렸다. 앞선 책 '나의 작은 거인에게'는 레마와 이소은의 작업을 거치며 노래로도 이어졌다.
△ '갇혔을 때 돌파하세요'/ 김송이·박정완·신솔원·안지현·양슬기·이유진·이지우·전수완·정희지·포도 지음/ 이안 엮음/ 유해린 그림/ 140쪽
art@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