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네이처 인 네이처 아웃'전 포스터 (표갤러리 제공)
차가운 도심 한복판에 자연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야외 조각가 김태수가 새로운 전시로 관객을 찾는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표갤러리는 22일부터 6월 20일까지 그의 조형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네이처 인 네이처 아웃'(Nature in, Nature out)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2009년부터 줄곧 작업해 온 핵심 연작인 '에코 플로우'(ECO FLOW)를 집중적으로 무대에 올린다. 그는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풀이나 껍질을 깨고 나오는 작은 씨앗처럼, 평소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사소한 생명체에 현미경을 들이댔다.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거대한 우주의 질서와 순환을 발견하고, 이를 부드러운 곡선과 화려한 색깔의 입체 미술로 시각화했다.
작가는 단단한 스테인리스 스틸 판재를 구부리고 용접한 뒤, 표면에 정밀하게 색을 입히는 가공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한다. 이렇게 층층이 쌓인 구조는 마치 오랜 세월이 축적된 대지의 지층을 연상시키며 차가운 금속 재료임에도 따뜻한 대지의 기운을 전달한다.
김태수, Meadow Shouting, 2025, Painted Stainless Steel, 1787x470x1150(h)mm, 700x220x610(h)mm (표갤러리 제공)
특히 율동감 넘치는 형태와 대담한 색채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원색과 파스텔톤이 한데 어우러진 표면은 주변의 빛과 반응하며 전시장 전체에 활기찬 에너지를 발산한다. 관람객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빛의 방향에 따라 작품의 모양과 그림자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보는 이들에게 지루할 틈 없는 시각적 유희를 펼친다. 이를 통해 자연의 거대한 흐름이 인간의 삶과 늘 함께 숨 쉬고 있었음을 온몸으로 느끼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한다.
김태수는 이화여대 대학원과 미국 인디애나대, 뉴욕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스테인리스 철판과 레진 등을 활용해 자연의 유기적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표현하는 추상 조각을 만든다.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한국현대조각초대전 작가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공공장소에 소장돼 있다.
차가운 철과 이성적인 기하학을 도구로 삼은 작품들이 어떻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생태계의 호흡을 재현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번 전시의 관전 포인트다. 흔히 도심 속 공공 미술품은 주변 빌딩과 겉돌며 삭막함을 주기 십상이지만, 김태수의 조각은 인공적인 물질 속에 자연의 유연한 리듬감을 영리하게 녹여냈다. 일상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