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속의 우리 나무 (눌와 제공)
우리 선조들의 옛 그림 속에 등장하는 나무들은 단순히 배경을 채우는 장식품이 아니다. 때로는 계절을 알려주는 신호등이 되고, 때로는 화가의 숨겨진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60년 동안 한국의 숲과 나무를 연구해 온 나무학자 박상진 교수가 옛 그림 48점을 나무라는 독특한 시선으로 분석한 신간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조선 시대의 유명 화가인 정선, 신윤복, 김홍도의 작품부터 무명 화가의 기록화까지 폭넓게 다룬다. 저자는 그림 속에 그려진 나무의 생태적 특징을 바탕으로, 우리가 미처 몰랐던 화폭 속 세상을 생생하게 복원한다.
이 책은 봄날의 복사꽃 놀이나 선비들의 공간에 우뚝 솟은 은행나무를 통해 당시의 일상과 문화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더 나아가 예술적 허용으로 실제와 다르게 그려진 부분까지 날카롭게 짚어내며 독자들이 그림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단순히 미술사적인 지식에 머물지 않고 실제 나무 사진을 함께 배치해 시각적 즐거움을 더한 점도 돋보인다. 옛 그림을 바라보는 현대인들의 시야를 넓혀주는 훌륭한 길잡이다.
그동안 우리는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 전체적인 분위기나 인물의 행동에만 주목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의 안내를 따라 배경 속 나무 한 그루에 시선을 맞추다 보면, 수백 년 전 선조들이 살았던 계절의 온도와 삶의 풍경이 놀라울 정도로 또렷하게 다가온다.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매력을 담고 있다.
△ 옛 그림 속의 우리 나무/ 박상진 글/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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