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천재' 파이트 "'어셈블리 홀', 공동체를 애정으로 바라본 작품"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18일, 오후 05:05

'어셈블리 홀' 공연 장면©Michael Slobodian(LG아트센터 제공)

"어셈블리 홀(Assembly Hall)은 결혼식과 추모식, 졸업식, 스포츠 경기, 집회 등 삶의 통과의례가 이뤄지는 장소예요. 이 작품은 공동체와 봉사라는 이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21세기 무용 천재"(영국 가디언)로 평가받는 캐나다 출신 안무가 크리스탈 파이트(56)의 대표작이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파이트가 이끄는 무용단 키드 피봇(Kidd Pivot)은 오는 6월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어셈블리 홀'을 선보인다. 지난해 영국 올리비에 상 최우수 무용작품상을 받은 작품이다.

파이트는 18세부터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발레단에서 무용수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6년 프랑크푸르트 발레단에 입단해 국제 무대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7년에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안무가상을 받았다.

'키드 피봇'은 파이트가 2002년 창단한 밴쿠버 기반의 댄스 시어터 컴퍼니. '키드'는 해적 같은 무법자적 인물을, '피봇'은 축·전환을 뜻한다. 파이트는 두 단어를 결합해 야성과 정교함이 공존하는 자신의 창작 미학을 단체명에 담았다.

크리스탈 파이트(Credit Rolex by Anoush Abrar)(LG아트센터 제공)

"개인과 공동체는 서로를 성장시키죠"
파이트는 내한 공연에 앞서 최근 뉴스1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공연의 배경이자 제목인 '어셈블리 홀'에 주목한 이유를 밝혔다. 이 단어는 마을회관을 뜻하는데, 파이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속해 있는 소규모 공동체에 집중한다.

그는 "익숙하고, 어쩌면 무심하게 지나칠 수도 있는 장소지만, 사실 끊임없이 무언가가 변화하는 공간"이라며 "작품 속 인물들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무언가를 이어가기 위해 모였지만, 그것을 해마다 지속해 나가는 과정에서 점차 지쳐가고 내부의 긴장과 분열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 작품은 '연대'와 그 반대편에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갈수록 공동체적 참여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공동체 참여가 없다면 우리는 인간이 가장 최선의 상태일 때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놓치게 된다"며 "함께 협력하고, 개인을 넘어서는 더 큰 무언가를 위해 움직이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과 공동체의 교류 안에는 서로를 성장시키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순환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어셈블리 홀' 공연 장면(Credit Romain Tissot)(LG아트센터 제공)

"탄소 중립 투어를 실천해 온 이유"
파이트는 예술가로서의 고민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예술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과, 존재 자체만으로도 세상에 어떤 손상을 남길 수밖에 없다는 사실 사이에서 고민하며 살아간다"고 했다.

그 고민을 실천으로 옮긴 프로젝트가 2015년 시작한 '기후를 위한 하루'(1 Day for the Climate) 캠페인이다. 그는 "우리는 가능한 한 공연과 투어를 최대한 가볍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캠페인을 통해 키드 피봇은 무용단 가운데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탄소 중립 투어를 실천해 온 단체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캠페인은 무용수가 1년 중 하루치 급여를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추가로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키드 피봇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그레이트 베어우림(Great Bear Rainforest) 보호를 지원했으며, 현재까지 1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을 상쇄해 왔다.

첫 내한 공연을 앞둔 소감을 묻자 "사람들이 하나의 시간과 공간 안에 함께 모여 예술 작품을 경험한다는 것은 제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라며 "서로 고립시키는 수많은 힘이 존재하는 지금 이런 경험은 어쩌면 하나의 작은 저항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저는 우리가 전하는 작품이 사랑과 희망을 담아 건네진 것이라는 점을 한국 관객들도 느껴 주길 바란다"라고 답했다.

'어셈블리 홀'은 6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된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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