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피해자'는 스토킹범죄의 대상이 된 24년차 기자가 자신의 사건을 취재하듯 기록한 책이다.
'탁월한 피해자'는 스토킹범죄의 대상이 된 24년차 기자가 자신의 사건을 취재하듯 기록한 책이다. 저자 곽아람은 피해자가 제도 안에서 밀려나는 과정을 따라가며 안전과 회복이 왜 사법 절차의 바깥에 놓이는지 묻는다.
책은 저자가 회사 업무와 기사, 팟캐스트를 거치며 알지 못하던 가해자의 표적이 된 일에서 시작한다. 그는 2021년 11월부터 민사소송 1건과 형사 고소 7건을 이어가며 피해를 입증해 왔다.
가해자는 징역형을 받은 뒤 수감 중에도 형기 초반 편지 등을 보내며 스토킹을 계속했다. 저자는 이를 막을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1년 5개월 동안 대응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저자가 파고드는 지점은 피해자가 사건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절차상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는 모순이다. 저자는 수사기관과 법원에 요구를 전할 때마다 피해자는 당사자가 아니라는 답을 들었다고 적는다.
피고인 방어권과 무죄 추정, 절차적 정의가 피해자 안전과 맞서는 장면도 주요하게 다뤄진다. 탄원서 열람, 증인신문, 재판 자료 접근 제한, 편지 스토킹 대응은 책이 제시하는 구체적 사례들이다.
'탁월한 피해자'는 피해 경험을 사적 고통의 고백으로만 두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이 선 자리 자체를 취재 현장으로 삼아 피해자다움의 요구, 2차 가해, 입증 책임의 구조를 기록한다.
책은 2026년 5월 14일 예정된 또 하나의 재판을 앞둔 시점도 담는다. 저자는 출간일인 8일 재판부와 검찰에 이 책을 제출하며 국가가 보호하지 못한 피해의 근거 자료로 삼았다.
저자는 더 나은 이야기가 피해자의 시각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탁월한 피해자'는 한 개인의 생존 과정을 고립된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연결하는 기록이다.
△ 탁월한 피해자/ 곽아람 지음/ 4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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