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6 부처님오신날 봉축 점등식에서 탑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대주교는 올해 봉축 표어인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를 언급하며 국제사회와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갈등 상황을 짚었다. 그는 전쟁과 분쟁, 기후 위기,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 인간다운 삶의 의미를 되새겨야 하는 시기라며 “서로 다른 생각과 입장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존중하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교 경전 ‘유마경’의 “마음이 청정하면 국토가 청정하다(心淨則國土淨)”는 구절도 언급했다. 정 대주교는 마음의 평안이 사회의 조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며, 원효 대사의 화쟁사상을 예로 들어 서로 다른 생각이 조화를 이룰 때 공동체 역시 화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 대주교는 “가톨릭교회 역시 인간 존엄과 공동선을 바탕으로 함께 살아가는 길을 중요한 사명으로 삼고 있다”며 “불교와 가톨릭은 오랜 시간 서로의 전통을 존중하며 교류를 이어 왔고, 이는 종교 간 신뢰와 우정을 쌓는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자비와 지혜의 가르침이 온 세상에 퍼져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평화의 문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개신교계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총무 박승렬 목사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모든 승가와 불자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전한다”며 “마음의 평안과 세상의 화합으로 광명의 세상이 열리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NCCK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전쟁과 사회적 갈등, 혐오와 폭력이 인류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인간의 탐욕이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분노와 불안이 타인에 대한 증오와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위기의 시대일수록 종교의 역할은 화합의 길을 제시하는 데 있다”며 “불교와 그리스도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가 함께 평화와 공존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분노와 탐욕을 내려놓고 화해와 평화가 흐르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NCCK는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의 가르침이 오늘날 사회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협의회는 “상생과 화합의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지금의 위기 역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불자들의 삶을 통해 세상이 더욱 밝아지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