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 수업'
저자는 국내에서 공개 채용으로 뽑힌 첫 프롬프트 엔지니어다. 그는 생성형 AI를 잘 쓰는 힘을 모델 스펙보다 언어 감각에서 찾는다.
신간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 수업'는 프롬프트를 기능 목록이 아닌 대화의 구조로 다시 풀어내며, AI 시대에 질문 능력과 문해력이 왜 더 중요해졌는지 짚는 인문 교양서다.
책은 크게 네 갈래, 열아홉 장으로 짜였다. 사람의 말하기 방식, 기계가 문장을 처리하는 원리, 한국어의 특수성, 실전 작성법을 차례로 묶어 프롬프트를 둘러싼 풍경을 넓게 훑는다.
첫 부분에서 저자는 많은 이용자가 AI를 검색창처럼 다루는 습관부터 걷어낸다. 원하는 답을 끌어내는 과정은 명령 한 줄을 던지는 일이 아니라, 맥락을 주고받으며 흐름을 조정하는 상호작용에 가깝다고 본다.
중반부는 기술 설명에 무게를 둔다. AI가 낱말을 잘게 나눠 수치화하고, 주변 단어의 연결을 계산하며, 다음 표현을 한 토큰씩 이어 붙이는 과정을 짚는다. 온도 조절과 페르소나 설정, 허위 정보 생성 문제도 이 흐름 안에서 다뤄진다.
저자는 여기서 응답의 품질이 왜 질문자의 문장 선택에 달려 있는지도 설명한다. 비슷해 보이는 낱말도 모델 내부에서는 서로 다른 좌표를 갖기 때문에, 말 한마디를 어떻게 고르느냐가 답변의 방향을 바꾼다는 것이다.
책의 특징은 한국어를 따로 떼어 본다는 점이다. 영어가 아니면 성능이 떨어진다는 통념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조사 선택만 달라져도 문장 초점이 바뀌는 우리말의 결을 오히려 설계 자산으로 본다. 높임말이 만드는 거리감, 직접 적지 않은 뜻이 문맥으로 번지는 화법도 주요 주제다.
동시에 한국식 말버릇이 AI 앞에서 약점이 되는 장면도 짚는다. 핵심을 끝에 숨기는 방식, 요구를 에둘러 말하는 습관, '우리'처럼 범위가 흐린 주어, 눈치에 기대는 표현은 기계와의 대화에서 오해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
후반부는 실전 쪽으로 기운다. 구글과 오픈AI, 앤트로픽이 제시한 프롬프트 원칙을 나란히 놓고, "다시 해줘"가 잘 먹히지 않는 이유, 참고 자료를 붙이는 법, 톤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법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다. 특정 모델보다 오래 가는 원리를 세우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저자 강수진은 하와이 주립대에서 한국언어학을 공부하고 대화분석과 상호작용 언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국내 공개 채용으로 뽑힌 첫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일했다. 지금은 '더 프롬프트 컴퍼니' 대표와 성균관대 영상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 수업/ 강수진 지음/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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