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파이트 "함께 극장을 찾는다는 것…고립에 맞서는 하나의 저항"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5월 20일, 오후 04:16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우리를 서로 고립시키는 수많은 힘이 존재하는 시대죠. 관객이 극장에 함께 모여 진지하게 예술 작품을 경험한다는 것은 하나의 작은 저항 같아요.”

크리스탈 파이트(사진=LG아트센터)
캐나다 출신 안무가 크리스탈 파이트가 첫 내한을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드디어 한국에 작품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이 같이 말했다.

파이트는 세계 최정상급 현대무용단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의 협력 안무가로 활동해오며 2017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가상을 수상했다.

파이트가 오는 6월 5~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에서 국내 관객을 만난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신작 ‘어셈블리 홀’(Assembly Hall)을 선보인다.

‘마을회관’과 ‘중세 오타쿠 클럽’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결합했다. 클럽이 존폐의 기로에 놓이며 해체 위기에 놓인 순간, 고대의 힘이 깨어나고 마을회관은 비현실적 사건의 무대가 된다.

파이트는 “인물들이 익숙한 공간에 모일 때, 소소한 정치성과 갈등이 발생해 내부 긴장과 분열을 만들어낸다”며 “작품을 크게 바라보면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 만든 규칙, 종교, 민주주의 같은 체계가 얼마나 필요하면서도 동시에 연약한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과 공동체 사이엔 서로를 성장시키고 살아 있게 하는 순환과 교감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시사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셈블리 홀' 공연 장면(사진=LG아트센터)
‘어셈블리 홀’은 캐나다 출신 극작가이자 배우인 조너선 영과 협업한 작품이다. 대사를 음악처럼 사용하는 등 연극적 언어를 결합한 독창적 형식을 만들었다. 파이트는 “언어와 함께 작업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안무적 영역을 발견할 수 있었고, 관객이 보는 방식도 변화시켰다”며 “작품이 더 깊고 복합적인 층위를 가지면서도 관객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현실과 신화, 유머와 비극이라는 양극을 한 작품 안에 녹여내는 이유에 대해 파이트는 “모든 작품은 드라마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현실과 세계들을 탐구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여 년간 파이트가 직접 이끌어온 키드 피봇과 함께하는 첫 내한 무대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키드 피봇은 파이트의 철학을 온전히 담고 있는 무용단이다. 탄소 중립 투어 실천도 파이트의 철학 중 하나다. 파이트는 “키드 피봇은 무용단 중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탄소 중립 투어를 실천하고 있다”며 “공연이 남기는 긍정적 가치와 영향이 (환경) 손상을 넘어서는 것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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