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오는 22일 개막하는 2인전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활동하는 오민(51), 노르웨이 작가 카밀 노먼트(56)는 소리와 파동, 불협과 마찰을 통해 기존 질서와 위계에 균열을 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20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민 작가는 “많은 철학자가 위계가 사라지고 이질적인 것이 존중되는 세상을 이야기한다”며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카밀 노먼트 작가(왼쪽)와 오민 작가가 20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어긋난 파동, 흔들리는 시간'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층 전시장에서는 오민이 수년간 연구·제작해온 영상 설치 연작 ‘동시’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정보이론의 선구자 클로드 섀넌의 “혼돈 속에 더 많은 정보가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총 7개의 영상은 서로 다른 시간대로 재생된다. 영화 촬영 현장을 기록한 화면들이 전시장 곳곳에서 동시에 흘러나오며 무엇이 신호이고 무엇이 소음인지 경계를 흐린다. 관람객은 질서정연한 서사가 아닌 복잡하게 중첩된 감각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오민은 음악과 사운드, 퍼포먼스, 출판을 넘나들며 시간의 속성과 구조를 탐구해온 작가다.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그래픽디자인 석사를 받았으며,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올랐다.
2층 전시장에서는 카밀 노먼트의 신작 ‘플렉서스(리좀) 서울’이 공개된다. 한국 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아르코미술관이 제작을 지원한 커미션 작업이다.
전시장 바닥과 공간을 따라 뿌리처럼 뻗어 나간 대형 목재 구조물에는 진동 스피커가 설치됐다. 노먼트는 아르코미술관 공간의 주파수를 측정해 작곡에 반영했다. 여기에 서울에서 활동하는 가곡 가창자, 인디 가수, 안무가, 배우, 미술작가 등의 목소리를 더해 AI 작곡 프로그램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소리가 생성되도록 설계했다. 관람객은 작품 위에 직접 앉거나 기대며 진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노먼트 작가는 “전시실에 들어오는 순간 이미 내 작품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라며 “매번 새롭게 생성되는 소리를 신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니 오래 머물며 감상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먼트는 설치, 조각, 작곡,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노르웨이 대표 작가로 참여했고, 2023년 백남준예술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오는 7월 19일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