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역작 '귀로', 12년 만에 세상 밖으로…케이옥션 5월 경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21일, 오전 08:40

박수근(1914 - 1965), 귀로, oil on masonite, 26.8×34cm | 1964 , 별도문의 (케이옥션 제공)

한국 근현대 미술의 큰 별인 박수근 화백의 생애 말년 걸작이 오랜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케이옥션이 27일 수요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개최하는 경매에 그의 1964년 작 유채화 '귀로'가 전격 출품된다.

이 작품이 미술 시장에 다시 등장한 것은 지난 2014년 작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회고전 이후 약 12년 만이라는 점에서 컬렉터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유의 거친 화강암 표면 질감 위에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시각화한 작품이다. 작가의 조형적 기량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의 희귀작으로,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매는 8억 5000만 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박수근의 '귀로'는 그가 평생 동안 천착했던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가장 밀도 있게 투영한 작품군에 속한다. 서구의 유화 물감을 사용하면서도 한국의 전통적인 돌베개나 석탑을 연상시키는 마티에르를 창조해 낸 그의 기법은 독보적이다. 특히 이 작품은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서민들의 뒷모습과 풍경을 통해, 전후 한국 사회의 애환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안는다. 단순한 구도 속에서도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정서와 민족적 정취가 짙게 배어 있어, 그의 예술 세계를 대변하는 표본으로 꼽힌다.

이번 경매를 기획한 옥션 관계자는 "박수근 화백이 남긴 말년의 예술적 성취를 온전히 담고 있는 역작이다"며 "오랜 세월을 거쳐 시장에 다시 나온 만큼 진귀한 소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도호 b.1962, Cause & Effect, acrylic, aluminum disc, stainless steel frame, stainless steel cable, monofilament diameter 164×300(h)cm (original edition of 3 + AP 1/1), 2억8000만~6억 원 (케이옥션 제공)

최근 국내외 경기 침체 여울 속에서 한국 미술 시장 역시 다소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대의 아픔을 소박한 미학으로 승화시킨 박수근의 작품은 단순한 재화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이번 '귀로'의 등장은 단순한 경매 낙찰률의 성패를 떠나, 한국 근현대 미술의 뿌리 깊은 생명력과 신뢰도를 시장에서 다시금 증명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서도호의 대형 설치물 '코즈 앤 이펙트'(Cause & Effect)(추정가 2억 8000만~6억 원)를 비롯해 김환기의 1969년 작 '무제'(추정가 7억8000만~15억 원), 유영국의 '산'(추정가 4억~8억 원) 등 총 83점, 약 104억 원 규모의 명작들이 주인을 찾는다.

출품작들은 16일부터 경매 당일인 27일까지 무료 프리뷰를 통해 직접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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