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중, Untitled, 2026, Oil on canvas, 91x73cm (본화랑 제공)
인간 내면에 도사린 다층적인 결을 탐구해 온 신진 화가가 가볍게 소비되는 현대 사회의 소통 방식을 향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서울 삼청동 본화랑은 오는 6월 5일부터 7월 4일까지 프랑스 국립미술학교 그르노블 출신의 신예 작가 김찬중의 개인전 '오독'(誤讀)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타인의 내밀한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역설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시선의 비껴감을 회화적 변주로 펼쳐내는 자리다.
김찬중의 화폭에서 인물의 이목구비나 신체적 몸짓은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유일한 단서로 작동하지만, 이 표식들은 도리어 완벽한 독해의 불가능성을 증명할 뿐이다. 작가는 대상을 단일한 감정선에 가두는 주류 회화의 관습을 거부하며, 형상의 윤곽을 모호하게 흐리거나 날 것의 상태로 화면에 방치하는 실험을 감행한다. 완전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채 흩어진 파편들은 관람객에게 시각적 정보와 실존 사이의 메워지지 않는 물리적 거리감을 고스란히 체감하게 만든다.
본화랑 관계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타인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단편적인 기준들이 얼마나 많은 진실을 깎아내고 오류를 범하는지 추적하고자 했다"며 "정답을 규정하기보다 관람객 저마다의 시선으로 대상을 완성해 나가는 열린 통로를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타인의 일상이 단 몇 장의 정제된 사진으로 재단되고 쉽게 소비되는 작금의 시대에, 김찬중이 제시한 '오독'의 미학은 시의적절한 성찰을 요구한다.
한 사람의 존재를 성급하게 단정 짓지 않고 그 정답이 없는 미지의 영역을 집요하게 응시하려는 작가적 태도는 현대 미술이 지녀야 할 인문학적 가치를 상기시킨다. 가시적인 표피 너머 숨겨진 타인의 심연을 마주하고 싶은 관람객들에게 이번 전시는 흥미로운 사유의 여정을 제공한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