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제 중심' 佛 아비뇽 공식 무대에 서다니…안 믿겨요"(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21일, 오후 04:34

소리꾼 이자람(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아비뇽 페스티벌에 가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일전에 아비뇽 비공식 축제인 '오프'(OFF)에 초청받아 참석한 적은 있지만, 공식 프로그램 '인'(IN)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거든요."
소리꾼 이자람은 오는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소감을 전하며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판소리 작품 '사천가'와 '이방의 노래'로 아비뇽 오프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매일 교황청 담벼락에 앉아 '우리도 언젠가 '인'에 갈 수 있을까?' 질문하곤 했다"며 웃었다.

21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 AKL아고라에서는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7월 4~25일)에 한국어가 공식 초청 언어로 선정된 것과 관련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최석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예술감독, 소리꾼 이자람, 연출 이인보 등 관계자들 총 6명이 참석했다.

아비뇽 페스티벌의 '초청 언어 프로그램'은 특정 언어권의 예술과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제도로 2023년 영어, 2024년 스페인어, 2025년 아랍어에 이어 올해는 한국어가 선정됐다. 한국어가 초청 언어로 선정된 것은 아시아 언어권 최초이자 단일 국가 언어로는 첫 사례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한국 공연단체 7곳의 작품 9편이 공식 초청됐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한국 작품이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프로그램에 초청된 것은 1998년 '아시아의 멸망' 이후 28년 만이다.

구자하 작가의 '하리보 김치' 중 장면(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먼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바탕으로 한 낭독 공연 '작별하지 않는다-새'가 교황청 명예극장 무대에서 펼쳐진다. 소설의 첫 장 '새'가 한국어와 프랑스어로 낭독되는 형식으로, 작가 한강과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한국 배우 이혜영이 함께한다. 아비뇽 페스티벌과 SPAF이 공동 제작했으며, 오는 10월 서울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다만 국내 공연에선 한강은 출연하지 않는다고 한다.

'연극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국제 입센상을 아시아 최초로 수상한 구자하 작가의 작품 세 편도 공연된다. '쿠쿠', '한국 연극의 역사', '하리보 김치'다. 이 밖에도 톨스토이의 단편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이자람의 '눈, 눈, 눈', 관객 참여형 공연인 '물질',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무용 작품 '1도씨' 등이 해외 관객과 만난다.

이날 화상으로 참석한 '1도씨'의 안무가 허성임은 "아비뇽은 제게 상상도 못 하고 넘어갈 수도 없는 벽과 같았다"며 "세계 페스티벌의 중심에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구온난화는 대단히 무겁고 회피하고 싶은 주제이지만, 열 살 아들이 지구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어른들이 미래 세대에 큰 짐을 주고 있다는 것에 죄스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한국어가 공식 초청 언어로 선정됐다는 것은 한국어를 기반으로 창작되는 동시대 공연 예술의 창조성과 다양성이 국제적으로 의미 있게 평가받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단발적인 해외 공연 지원을 넘어 한국 예술가와 해외 예술가 간 협력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교류와 유통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3년 티아고 호드리게스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의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방문을 계기로 아비뇽 페스티벌과 교류를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아비뇽 페스티벌과 한국어 초청언어 프로그램의 공식 파트너 기관으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자간담회 참석자들 단체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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