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탈에 전자음악까지…탈춤의 현대적 '탈바꿈'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4:50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한국적이라는 건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작품입니다. 한복이나 의상, 음악 이런 것들보단 정신적인 부분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2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된 국립무용단의 ‘탈바꿈’ 시연 (사진=손의연 기자)
이재화 안무가가 2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된 국립무용단의 ‘탈바꿈’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안무가는 “제가 자라온 세대는 ‘버텨야 한다’는 정신으로 살아오지 않았나. 그런 생각에서 버텨야 하는 몸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며 “탈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슬픈 춤이기도 한데, 그걸 이겨내면서 마지막에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탈바꿈’은 국립무용단 이재화 단원의 안무작이다. 작품은 ‘2024 안무가 프로젝트’ 우수작에 선정됐고, 2025년 제44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 폐막작으로 초청받았다.

‘탈바꿈’은 탈춤을 소재로 익숙한 전통적 움직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풀어내는 데 중점을 뒀다. 작품 속 탈은 얼굴을 감추는 장치이자 또 다른 존재로 나아가게 하는 상징적 매개다.

탈을 쓰는 순간 개인은 이름과 신분, 사회적 역할에서 잠시 벗어나게 되고 탈을 벗는 순간에는 비로소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각양각색의 탈 속에 숨어 있던 감정들은 서로의 호흡과 만나 공동체의 에너지로 퍼져 나간다.

공연은 기존 25분에서 60분으로 확장됐다. 이 안무가는 “초연 땐 보여드리고 싶었던 걸 반밖에 못 보여드린 것 같다”며 “탈바꿈이란 말은 곤충이 탈피하다라는 의미도 있는데, 이번엔 ‘한국적인 부분이 탈피돼 다른 형태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된 국립무용단의 ‘탈바꿈’ 시연 (사진=국립무용단)
초연에선 14개의 탈이 사용됐다. 이번엔 ‘LED탈’을 이용해 좀더 다양한 연출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 안무가는 “LED탈을 사용함으로써 탈을 벗지 않고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탈에 따라 몸도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기술적 도움으로 더 다양한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연에선 8명의 무용수가 봉산탈 중 하나인 ‘목중탈’을 쓰고 춤을 춘 뒤, LED탈로 갈아썼다. 전통적인 춤사위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무용수들은 LED탈을 쓴 뒤 좀더 개별적이고 현대적인 움직임을 구현했다. 이요음 단원은 “탈이 변화함에 따라 움직임의 질감이나 에너지가 어떻게 변주되고 확장되는지 유심히 봐달라”고 말했다.

‘국악계 이단아’로 불리는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이 작곡·음악감독을 맡았다. 전통적인 리듬 위에 전자음악과 현대적인 밴드 사운드가 시너지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탈바꿈’은 6월 19~2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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