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문학 알려 온 꾸준한 뚝심"…한국문학번역원 '30돌' 기념식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22일, 오후 01:44

21일 개최된 한국문학번역원 창립30주년 기념식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우리 문학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려온 한국문학번역원이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아 기념식을 가졌다. 문학 분야 관계자들과 작가, 번역가 등 1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쌓아 올린 눈부신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함께 그려나갔다.

21일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 서울 용산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단순히 과거 성과를 축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앞으로 나아갈 청사진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번역원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40개가 넘는 다양한 언어로 2000여 작품의 해외 출간을 지원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194건을 번역·출간해 최대 성과를 냈다.

전수용 번역원장은 환영사에서 "교육 과정을 학위 과정으로 바꾸어 더욱 체계적인 수업을 제공하겠다"며 "전문 번역가와 연구자들을 길러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다짐을 밝혔다.

21일 개최된 한국문학번역원 창립30주년 기념식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축하 강연을 맡은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는 "과거에는 우리 문학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외딴섬 같았으나 번역원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며 "책을 번역하고 출판하는 기존의 지원 업무를 뛰어넘어 교육과 연구를 함께 책임지는 전문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해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우뚝 선 한강 소설가를 비롯해 김애란, 유수영 등 여러 문인의 축하 영상이 상영돼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었다. 한강 작가는 영상 메시지에서 "30년 동안 애써 준 번역원 식구들에게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한다"고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21일 개최된 한국문학번역원 창립30주년 기념식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인공지능(AI) 번역기가 문장을 순식간에 해석해내는 시대다. 그럼에도 여전히 번역가의 존재와 한국문학번역원의 역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문학이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학 속에는 그 나라의 고유한 정서와 삶의 숨결이 스며들어 있다.

지난 30년 동안 번역원이 일궈낸 성과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앞으로의 30년은 시대 변화를 뚤고 나아갈 더 정교한 도전이 필요하다.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처럼 번역가들에 대한 대우를 현실적으로 높여주고, 이들을 전문 연구자로 키워낼 대학원 설립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번역은 단순히 글자를 옮기는 기술이 아니라 타국의 마음을 얻는 문화 외교의 핵심 무기다. 우리 문학이 세계인의 마음속에 더 깊은 울림을 주기 위해 번역원의 과감한 체질 개선과 고도화에 응원을 보내야 할 시점이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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