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간단한 스위치'는 홍지호가 상실과 연결의 감각을 소리와 잔향으로 더듬는 두 번째 시집이다.
'아주 간단한 스위치'는 홍지호가 상실과 연결의 감각을 소리와 잔향으로 더듬는 두 번째 시집이다. 저자는 사라진 것을 되돌리는 대신 사라짐의 반대편을 응시하며 세계를 다시 듣는 방식을 제시한다.
제목의 스위치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다. 시집 안에서 스위치는 감각의 방향을 바꾸고, 사라진 것과 남아 있는 것 사이를 오가게 하는 전환점에 가깝다.
슬픔은 이 시집에서 직접 이름 붙여지기보다 허공을 가르는 소리, 녹아버린 초콜릿, 걸지 못한 전화, 타고 남은 향으로 나타난다. 한때 곁에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대상들이 기억 속에서 삶을 지속시키는 잔여로 남는다.
시집은 상실을 앞으로 밀어내거나 그 순간에 머무는 방식으로만 다루지 않는다. '잔청'이라는 말에서 소리가 없어졌다는 사실과 소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함께 읽어내며, 사라진 것이 다른 자리에서 도래하고 있다는 감각을 세운다.
'아침 새로부터'에 나타난 상상력도 같은 축에 놓인다. 아침이 와서 새가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새들로부터 아침이 올 수도 있다는 전환은 시적 화자의 시선을 한 방향에 고정하지 않는다.
'돌아가자'에는 복잡한 설비와 간단한 스위치가 함께 놓인다. 전원을 켜듯 세계를 바꾸는 장면이 아니라, 망설임과 고백, 마주침의 순간이 감각의 결을 바꾸는 방식이다.
시집은 3부로 구성됐다. 1부에는 '돌아가고', '돌아가자', '전설', '멀리서 총성이 들리고', '아침 새로부터' 등이 실렸고, 2부와 3부에는 '잔향', '라이브', '진동', '계고장', '너머의 고개' 등이 이어진다.
홍지호는 1990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났다. 2015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고, 시집 '사람이 기도를 울게 하는 순서'를 냈다. '아주 간단한 스위치'는 그 이후의 시적 방향을 상실, 소리, 연결의 감각으로 다시 배치한다.
△ 아주 간단한 스위치/ 홍지호 지음/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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