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지천명, 다시 출발선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5월 27일, 오전 05:37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예전엔 어린 모델들만 원했지만, 지금은 모두에게 기회가 있어요.”

최근 MBC 예능 ‘소라와 진경’에서 프랑스 모델 에이전시 디렉터가 모델 출신 이소라(57)와 홍진경(49)에게 건넨 이 한마디는 달라진 시대의 풍경을 보여준다. 세 아이를 출산한 뒤 런웨이로 복귀한 해외 모델까지 등장하며 ‘나이는 더 이상 퇴장의 이유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때 50대는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 직장에선 퇴직 압박까지 떠안은 ‘낀 세대’로 불렸지만, 이제는 인생 후반전을 주도하는 세대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 같은 시대 변화를 포착한 ‘퀸에이저: 즐거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교보문고)와 ‘50플러스 스마트 시니어에 주목하라’(끌리는책)가 잇달아 출간됐다. 두 책은 50대를 인생의 내리막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시기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지난 2월 뉴욕에서 열린 ‘마이클 코어스 2026 가을·겨울 컬렉션 쇼’ 피날레 무대에 선 57세의 슈퍼모델 크리스티 털링턴(사진=AFP연합뉴스).
◇‘오십 이후’ 아닌 ‘오십부터’

‘퀸에이저’는 50대를 삶의 전환점에 선 존재로 바라본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편집국장을 지낸 저자는 오랜 시간 가족과 일을 돌보다 문득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되는 중년 여성의 현실을 짚는다. 자녀 독립, 커리어 변화, 신체적 변화 등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혼란을 겪지만, 이를 단순한 상실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경제력과 경험, 선택권을 갖고 인생 후반전을 새로 설계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퀸(Queen)’과 ‘에이저(Ager)’를 합쳐 ‘퀸에이저’라는 이름을 붙였다.

‘50플러스 스마트시니어에 주목하라’는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오늘의 50대를 재해석한다. 마케팅 업계에서 50세 이상을 시니어 소비층으로 보는 흐름을 반영한 시각이다. 광고업계에서 30년 넘게 일한 저자는 이들을 경제력과 디지털 감각을 갖추고, 여행·문화·자기계발에 적극적인 새로운 소비 주체로 바라본다. 책에서 말하는 ‘SMART’는 감각(Sense), 경제력(Money), 문화예술(Art), 재창조(Re-Creation), 기술(Technology)의 약자로, 오늘날 시니어를 규정하는 새로운 키워드다.

두 책은 지금의 50대가 과거의 50대와는 다르다는 점을 짚는다. 수명 연장과 기술 발달로 100세, 나아가 120세 시대가 거론되면서 중년의 정의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퀸에이저’에서 저자는 50대를 ‘번데기’에 비유한다. 이 시기를 흔히 말하는 ‘위기’가 아니라, 자신에게 더 이상 필요 없는 역할과 기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삶으로 변모하는 과정으로 본 것이다. 그는 “미지의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자신을 가장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하는 일에 몰입할 때 삶의 다음 단계가 열린다”고 말한다.

‘스마트 시니어에 주목하라’에서는 50대 이후 스스로 소비와 기술, 일자리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 여행사의 시니어 플랫폼 ‘클럽 투어리즘’, 미국 은퇴자협회(AARP)의 활발한 활동 사례는 시니어를 능동적으로 소비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주체로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두 책은 공통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생각의 전환을 주문한다. 남은 시간을 버티는 시기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다시 정하는 시간으로 보고, 건강·경험·배움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에 긍정적 영향 미치는 50대 되어야”

‘퀸에이저’에서 저자는 중년 이후 삶을 두려움보다 가능성의 시간으로 보라고 말한다. 그는 “중년기 이후 번창하며 잘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이 시기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며 “두려워하지 말고 진짜 내가 되어갈 준비를 하라”고 조언한다.

‘스마트 시니어에 주목하라’에서는 시니어를 미래 사회의 중요한 축으로 바라본다. 저자는 “인구구조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젊은 세대에만 관심이 쏠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권위적이고 변화를 거부하는 50대가 아니라, 지혜롭게 새로운 삶을 개척하며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50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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