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선율이 라운드 인터뷰에서 답변하는 모습.(마포문화재단 제공)
"좋아하는 곡을 제 손으로 직접 연주해 제 귀로 들을 수 있을 때가 가장 짜릿하고 기쁩니다. 그럴 때 '피아니스트가 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포아트센터 상주 음악가인 'M 아티스트'로 선정된 선율(26)이 피아니스트로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순간을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는 선율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M 아티스트'는 마포문화재단이 장차 거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닌 클래식 연주자 1명을 매년 선정해 한 해 동안 여러 차례의 공연을 통해 연주자의 음악 세계와 매력을 집중 조명하는 제도다.
2026년 M 아티스트로 선정된 선율은 올해 세 차례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오는 6월 4일과 9월 16일 두 번의 피아노 독주회를 열고, 11월 25일에는 마포문화재단의 마티네 공연 '맥(MAC)모닝 콘서트'의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첫 독주회는 '더 트랜센덴탈(The Transcendental): 한계를 넘어서'라는 주제로, 프랑시스 풀랑크의 '15개의 즉흥곡'과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12곡)을 선보인다. 선율은 풀랑크에 대해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랑스 음악가들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고,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 곡이 플랑크의 즉흥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스트의 연습곡은 어릴 때부터 동경해 왔지만, 압도적인 기교 때문에 도전할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이번에 12곡 전곡을 무대에 올리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피아니스트 선율ⓒShin-joong Kim(마포문화재단 제공)
두 스승의 가르침 "사람이 먼저 돼라"
선율이 처음으로 피아노 앞에 앉은 건 7세 무렵이다. 그러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전공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였던 아버지와 함께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공연을 관람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김대진이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시리즈 공연 등을 본 뒤 "부모님께 피아노를 하고 싶다고 졸랐다"고 한다.
하지만 피아노 전공의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선율은 "2021년쯤 스스로 무너져 내려 피아노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연습을 너무 하고 싶어서 피아노 앞에 다시 앉게 됐다"며 "그 이후로는 남과 비교를 많이 하지 않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교수를 사사한 그는 2022년 8월 프랑스로 유학해 올리비에 갸르동 교수에게 배우고 있다. 두 스승에게서 가장 크게 배운 가르침으로는 '사람이 먼저 되는 것'을 꼽았다. "두 분 모두 사람이 먼저 되어야 올바른 예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고 했다.
"하루에 3시간만 연습하는 이유"
특히 갸르동 교수는 음악 외적인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하루 3시간 이상 연습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한국에서 왔으니 네가 얼마나 많이 연습하는지 안다. 대신 박물관과 미술관을 가고,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라. 음악 외의 것들을 내면에 쌓아야 그것이 음악으로 나온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서 요즘은 하루 3시간 정도만 연습한다"며 "예전에는 하루 12~13시간씩 연습했는데, 이제는 사람 구경도 많이 한다"고 웃어 보였다.
선율은 피아니스트로서의 지향점에 대해 "베토벤 같은 유명 작곡가뿐 아니라 여성 작곡가들의 작품, 클래식의 경계에 있는 음악들도 모두 귀하다고 생각한다"며 "클래식은 폭이 가장 넓은 장르인 만큼, 덜 알려진 작품들을 더 많은 관객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선율은 2024년 미국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지나 바카우어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과 함께 청중상, 학생심사위원상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같은 해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위, 올해 열린 류블랴나 페스티벌 피아노 국제 콩쿠르에서는 2위와 20세기 작품 최고연주상을 받으며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선율의 첫 번째 독주회는 오는 6월 4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린다.
선율 리사이틀 포스터(마포문화재단 제공)
j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