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향한 의심·집단 괴롭힘…우리 모습일지 모릅니다"(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5월 29일, 오전 10:43

‘피터 그라임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연출가 줄리앙 샤바.© 뉴스1 권현진 기자

"현재 우리 사회에는 차별당하고, 소외되고,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관객들은 피터 그라임스에게 연민을 느끼는 동시에, 이 남자를 '집단 괴롭힘'(mobbing) 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국립오페라단이 국내 초연으로 선보이는 스릴러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Peter Grimes)의 연출가 줄리앙 샤바는 이 작품이 현시대에 갖는 의미에 대해 말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는 '피터 그라임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을 비롯해 줄리앙 샤바, 지휘 알렉산더 조엘,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김재석, 소프라노 문수진·오예진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피터 그라임스'는 영국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1913~1976)의 대표작이다. 1945년 런던 초연 이후 20세기 영국 오페라를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은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작품은 영국 시인 조지 크랩의 서사시 '자치구'(The Borough)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영국의 작은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소년 견습 어부의 죽음 이후 어부 피터 그라임스가 재판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건은 사고사로 결론 나지만, 그를 둘러싼 의혹과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줄리앙 샤바는 피터 그라임스에 대해 "복잡한 양면성을 지닌 캐릭터"라며 "아웃사이더이자 사회적인 규범을 따르지 않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래서 그는 변두리로 내몰리고 동료 어부들에게 계속 의심받는다"며 "한 인간의 고독과 집단의 광기를 음악적으로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뉴스1 권현진 기자

"관객들 온몸에 전율 느낄 것"
피터 그라임스 역의 크리스토퍼 벤트리스는 "피터는 일반적인 인물과는 다른 캐릭터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피터 그라임스의 깊은 내면을 모두 보여드릴 수는 없겠지만, 그의 감정을 최선을 다해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작품의 음악적 특징에 대해 알렉산더 조엘은 "구조적으로 특별한 점은 6개의 간주곡"이라며 "피터 그라임스의 내면을 암시하는 음악부터 바다의 풍경을 묘사하는 곡까지, 영화 음악처럼 흥미진진하고 무척 아름답다"고 설명했다.

줄리앙 샤바는 2024년 '죽음의 도시'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 국립오페라단과 다시금 호흡을 맞춘다. "한국에서 초연하는 '피터 그라임스'의 연출을 맡게 된 것은 제 인생의 큰 선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은 어디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매우 보편적인 사회극(social drama)"이라며 "단언컨대, 관객들은 온몸에 전율을 느끼고 폭풍우와 같은 감정을 경험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혜진 단장은 "현시대와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작품"이라며 "사회적 압박과 인간의 고독이 충돌하는 구조를 강렬하게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연주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고, 국립오페라스튜디오합창단과 위너오페라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피터 그라임스'는 오는 6월 18일부터 2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피터 그라임스’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는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왼쪽 세번째).© 뉴스1 권현진 기자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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