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왜 월드컵 뒤 사퇴 택했나...'대표팀 부담 차단 및 책임론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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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5월 29일, 오후 02:04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을 둘러싼 여론 부담을 줄이고, 협회 운영 논란에 대한 책임론을 수습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29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정 회장이 사퇴 시점을 월드컵 이후로 못 박은 것은 우선 대표팀을 자신의 거취 논란에서 분리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협회장 사퇴론이 계속될 경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준비 과정과 대회 분위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성명에서도 대표팀 지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믿고 있다”며 “대회 기간 동안 대표팀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달라”고 했다. 자신의 퇴진 문제보다 월드컵 본선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우선해 달라는 메시지다.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누적된 책임론도 무시할 수 없다. 정 회장은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뒤 13년간 한국 축구 행정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2월에는 85.6%의 지지율로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협회 행정의 불투명성, 팬 소통 부재 등의 비판이 뒤집어쓰면서 한국 축구 위기의 책임자로 지목돼 왔다.

특히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정 회장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와 법적 다툼, 축구계 안팎의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법적, 도덕적인 책임 추궁이 이어지다보니 협회가 정상적으로 중장기 비전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커졌다.

축구협회도 이번 결정이 단순한 개인 거취 문제가 아니라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협회는 “정 회장의 이와 같은 결정은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축구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간곡히 당부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비전 수립과 이행에 매진해야 할 협회가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숙고 끝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즉각 사퇴가 아닌 ‘월드컵 이후 사퇴’를 선택한 것도 주목된다. 당장 물러날 경우 월드컵 준비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명분을 세우는 동시에, 자신의 마지막 역할을 대표팀 지원으로 한정했다. 이는 사퇴 압박을 받아들이면서도 월드컵까지는 협회장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유지하겠다는 절충안에 가깝다.

정 회장도 성명에서 “제가 축구협회를 맡아 운영하는 동안 여러 가지 논란과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다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동안 제기된 비판을 정면으로 부인하기보다, 책임을 인정하는 형식을 취한 셈이다.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에 대한 부담을 덜고, 협회 운영을 둘러싼 책임론을 일정 부분 정리하려는 출구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13년간 이어진 정몽규 체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마지막 무대로 퇴진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정 회장은 오는 7월 19일 현지시간으로 폐막하는 북중미 월드컵 이후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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