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인간이 공존하는 오늘날 예술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전시가 나란히 관람객을 찾아왔다. 춘천 이상원미술관의 ‘도구와 경쟁자-살아있는 존재 증명법’(11월 8일까지)과 성남큐브미술관의 ‘디지털 소장품전: 0과 1 사이’(7월 5일까지)다. 두 전시는 인간의 존재와 디지털 환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최선 ‘나비’(사진=이상원미술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경험과 감각이 담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선의 ‘나비’가 대표적이다. 작가는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나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 사람이 자신의 숨으로 캔버스 위 잉크를 불어 형태를 만들고, 숨이 멈춘 지점에서 다른 사람의 호흡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나비’라는 제목은 안산 중앙시장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중국동포 노인이 자신의 숨결 모양이 나비를 닮았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이우성의 ‘두 번 반복해서 그린 세진이’도 눈길을 끈다. 캔버스에는 같은 얼굴을 지닌 두 인물이 나란히 누워 있지만,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작품이 만들어진 2017년에는 지인에 대한 애정과 친밀감을 담은 작품이었지만, AI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에게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으로 읽힌다. 신 큐레이터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같은 작품도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우성 ‘두 번 반복해서 그린 세진이’(사진=이상원미술관).
이문희의 ‘이노에스빠스’는 휴대폰 카메라로 기록한 도시와 자연의 흔적들을 재구성했다. 오래된 건물의 표면이나 갈라진 바닥, 나뭇잎 등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들을 한데 모아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외에도 계단 위에서 내려다본 군중의 흐름을 작은 우주처럼 표현한 이지연의 ‘당신의 마음속에는 강물이 흐른다’, 여러 장의 유리판을 겹쳐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착시 효과를 만들어내는 임정은의 ‘사각형의 변주 201409’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정상현 ‘데칼코마니’(사진=성남문화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