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에서 욕망의 공식을 훔쳐왔다…브랜드의 여백을 묻는 '갭 디자인' 7가지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6월 01일, 오전 09:00

'왜 끌리는 브랜드에는 틈이 있을까'는 품질과 메시지가 비슷해진 시장에서 브랜드가 왜 쉽게 잊히는지를 '틈'이라는 개념으로 짚는다. 저자 윤상훈은 현대미술이 관람객을 해석의 자리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브랜딩 전략의 언어로 옮긴다.

'왜 끌리는 브랜드에는 틈이 있을까'는 품질과 메시지가 비슷해진 시장에서 브랜드가 왜 쉽게 잊히는지를 '틈'이라는 개념으로 짚는다. 저자 윤상훈은 현대미술이 관람객을 해석의 자리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브랜딩 전략의 언어로 옮긴다.

완성된 답을 먼저 내놓는 기획은 소비자를 판단하는 사람으로 남긴다. 이 책은 피카소의 황소, 론 뮤익의 거대한 신생아 조각, 박서보의 비움 같은 사례를 통해 덜어낸 자리에 관람자의 감각이 들어서는 과정을 설명한다. 브랜드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자가 개입할 여백을 만들 때 기억에 남는다고 본다.

정답보다 해석을 남기는 '갭 디자인'
저자가 정리한 핵심 개념은 '갭 디자인'(Gap Design)이다. 거리두기, 충돌하기, 경계넘기, 물들이기, 드러내기, 잘라내기, 비워두기 등 7가지 전략으로 구성된다. 현대미술의 실험을 마케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기획 언어로 바꾼 틀이다.

책은 젠틀몬스터가 안경점을 전시 공간처럼 만든 사례, 무인양품이 이름을 비워 소비자의 삶을 들인 방식, 라코스테가 90년 된 악어 로고를 지운 장면을 함께 배치한다. 미스치프가 워홀 진품 1점을 위작 999점 사이에 섞어 판 일도 브랜드와 예술이 어떻게 참여를 만든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다룬다.

피카소·박서보에서 젠틀몬스터까지
저자는 현대미술과 브랜드 사례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1장은 틈의 개념을 세우고, 2장은 거리두기와 충돌하기로 시선을 붙잡는 방식을 다룬다. 피카소가 황소를 11단계로 단순화한 과정, 리퀴드 데스, 론 뮤익, 젠틀몬스터, 이케아 등의 사례가 이어진다.

3장은 경계넘기와 물들이기를 통해 경험을 재편하는 방식을 살핀다. 데이비드 보웬, 다니엘 아샴, 삼성전자, 로만 온닥, 유니클로가 등장한다. 4장은 드러내기와 잘라내기를 중심으로 워들, 클럽하우스, 미스치프, 라코스테, 스필버그, 비리얼을 다루고, 5장은 박서보와 무인양품, 레고를 통해 비워두기의 전략을 설명한다.

10년 차 마케터가 옮긴 예술의 직관
윤상훈은 10년 차 마케터이자 설치미술 작가로 활동해왔다. 롯데그룹 입사 1년 차에 서울 서촌에서 첫 설치미술 개인전을 열었고, 대만 타이베이에서 '입사 4년 차 돈키호테' 개인전을 선보였다. 첫 저서 '애매한 재능이 무기가 되는 순간'은 대만과 베트남에 판권을 수출했다.

책의 질문은 더 촘촘하게 채우는 법보다 무엇을 비워둘 것인가로 향한다. 데이터와 타깃팅, 콘텐츠가 정교해질수록 소비자가 브랜드 안에서 움직일 자리는 좁아질 수 있다. '왜 끌리는 브랜드에는 틈이 있을까'는 브랜드가 선택받는 조건을 완성도보다 참여의 여백에서 다시 묻는다.

△ 왜 끌리는 브랜드에는 틈이 있을까/ 윤상훈 지음/ 208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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