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 성공의 방식을 다시 묻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6월 02일, 오전 09:00

'더트백 억만장자'는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성장과 환경, 수익과 책임 사이의 모순을 어떻게 버텨냈는지 추적한다. 저자 데이비드 겔러스는 2022년 쉬나드가 회사 지분을 모두 내놓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기업가 정신을 성공의 규모가 아니라 선택의 방식으로 다시 묻는다.

'더트백 억만장자'는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성장과 환경, 수익과 책임 사이의 모순을 어떻게 버텨냈는지 추적한다. 저자 데이비드 겔러스는 2022년 쉬나드가 회사 지분을 모두 내놓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기업가 정신을 성공의 규모가 아니라 선택의 방식으로 다시 묻는다.

이 책의 출발점은 '착한 기업'의 찬사보다 더 불편한 질문이다. 소비재를 만드는 회사가 지구를 지킨다고 말할 수 있는지, 환경주의자가 성장한 기업의 수장으로 남을 수 있는지, 쉬나드의 생애를 따라가며 이 충돌을 정면에 세운다.

1968년 쉬나드는 3405미터 높이의 피츠로이산을 오르며 등반가로 이름을 남겼고, 1973년 그 땅의 이름을 딴 '파타고니아'를 세웠다. 대장간에서 장비를 만들고 계절이 바뀌면 산과 바다로 떠나던 생활 방식은 회사의 뼈대가 됐고, 스스로 규칙을 정하는 태도도 사업 전반으로 옮겨갔다.

파타고니아는 초창기부터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했고, 실제 고객이 자연을 즐기는 장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미지를 앞세웠다. 골수 등반가부터 월스트리트 트레이더까지 팬층을 넓히며 연 매출 10억 달러를 넘겼지만, 쉬나드는 규모의 확대를 성공의 완성으로 보지 않았다. 더 강해지는 성장과 그저 비대해지는 성장을 구분하려 했다는 점이 책 전반에 반복된다.

사업이 커질수록 모순도 선명해졌다. 암벽을 해치는 장비를 바꾸는 '클린 클라이밍'의 문제의식은 유기농 면화 전환, 염료·운송·노동 문화까지 들여다보는 공급망 정비로 이어졌고, 매출의 1퍼센트를 기부하는 원칙도 이 흐름 안에서 자리 잡았다. 책은 성공과 환경 보호가 충돌할 때마다 파타고니아가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했던 시간을 '창조적 긴장'으로 정리한다.

그 긴장은 내부에서도 반복됐다. 쉬나드는 직원들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통제권을 놓지 않았고, 관대함과 완벽주의를 함께 밀어붙였다. 6년 동안 네 차례의 CEO 교체가 이어질 만큼 경영은 흔들렸고, 직원들은 강한 신념이 낳는 혼란도 함께 감당해야 했다.

책은 파타고니아를 이상화하지 않는다. 공공 토지 문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장면, 인종 차별과 다양성 문제, 협력업체의 동물 학대와 노동 환경을 둘러싼 갈등까지 함께 놓으며 행동주의 기업의 빛과 그림자를 같이 보여준다.

겔러스는 '뉴욕 타임스' 기자이자 칼럼니스트로 2년 넘게 쉬나드 가족과 친구들, 파타고니아 임직원을 만나 이 이야기를 엮었다. 1938년부터 2024년까지를 11개 'route'로 나눈 구성은 등반가의 생애와 기업의 변화를 한 줄로 세우기보다, 갈림길마다 어떤 선택이 있었는지 따라가게 한다.

마지막 장면은 2022년 쉬나드 일가가 파타고니아의 모든 주식을 목적 신탁과 자선 단체 홀드패스트 컬렉티브에 넘기는 결정이다. 더 이상 억만장자로 남지 않겠다는 선택은 이 책의 질문을 다시 또렷하게 만든다.

△ '더트백 억만장자'/ 데이비드 겔러스 지음/ 고현석 옮김/ 404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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