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은 확증 편향과 가짜뉴스가 정치와 공론장을 어떻게 뒤틀어 놓는지 파고든다. 저자 데이비드 팩먼은 '에코 체임버'를 넘어선 '에코 머신'의 시대를 짚으며 비판적 사고와 미디어 리터러시의 회복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은 확증 편향과 가짜뉴스가 정치와 공론장을 어떻게 뒤틀어 놓는지 파고든다. 저자 데이비드 팩먼은 '에코 체임버'를 넘어선 '에코 머신'의 시대를 짚으며 비판적 사고와 미디어 리터러시의 회복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저자가 겨누는 대상은 단순한 허위 정보가 아니다. 사람들을 각자의 '필터 버블' 안에 가두고, 팩트보다 감정과 신념이 여론을 밀어붙이는 구조가 어떻게 굳어지는지를 먼저 드러낸다. 공론장의 합의 지점이 줄어드는 과정도 함께 짚는다.
팩먼은 사법 시스템과 의회, 선거제도, 언론과 뉴미디어를 한 축으로 묶어 문제를 본다. 왜곡된 제도와 무책임한 정보 소비가 만나면 잘못된 정보가 일시적 소음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 동력으로 바뀐다는 게 책의 문제의식이다.
책은 확증 편향이 개인 성향에 머무르지 않고 반복 생산되는 장치가 됐다고 본다. 세금, 낙태, 기후 같은 의제를 단순한 구호로 몰아가는 사례를 통해 쉬운 해답이 어떻게 비판적 사고를 밀어내는지 보여준다.
정치 혐오를 고백하는 저자의 시선도 중심에 놓인다. 정치를 외면하면 최악의 신념을 가진 이들이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경고는 혐오의 진단에서 멈추지 않고 참여의 필요로 이어진다.
미디어를 다루는 대목에서는 극단주의자에게 반박 없는 무대를 내주는 장면을 문제 삼는다. 혐오와 선동이 전문가의 견해처럼 소비될 때 플랫폼과 이용자 모두의 책임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책의 말미에는 이 논의가 미국 정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선도 실린다. 옮긴이 김내훈은 뉴미디어에서 퍼지는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가 별도의 세계관을 만들고, 기초적인 소통까지 막는 상황을 한국 사회의 조건과 겹쳐 본다.
데이비드 팩먼은 구독자 350만의 유튜브 채널 '데이비드 팩먼 쇼'와 팟캐스트를 운영해온 정치 평론가다. 이력 소개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축적한 사례를 바탕으로 탈진실과 반지성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추적한다.
△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 데이비드 팩먼 지음/ 김내훈 옮김/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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