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손에 들릴 소맥잔엔?...테슬라·카스처럼 물밑 전쟁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6월 05일, 오전 07:4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번엔 테슬라(테라+참이슬)일까,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일까.

5일 방한 예정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재계 총수들과 ‘삼겹살·소맥(삼쏘)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깐부 회동’ 당시 테이블 위 하이트진로의 주류 브랜드 테라와 참이슬이 전 세계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되며 예상 밖 홍보 효과를 거둔 경험 때문이다. 이번에도 ‘젠슨 황의 술’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5일 오후 한국에 입국해 나흘간 국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기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기업 경영진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전문점이 총수 만찬 장소로 거론되고 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미래 모빌리티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업계가 이번 회동 장소와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지난해 ‘깐부 회동’의 파급력 때문이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가졌다. 당시 회동 장면은 국내외 언론은 물론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맥주와 소주 브랜드도 자연스럽게 주목받았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회동 장소가 깐부치킨 삼성점으로 정해지자 발 빠르게 움직였다. 강남·서초권을 담당하는 특판 영업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브랜드 홍보물을 부착하고 주류 공급 상황을 점검했다. 회동 당일 오전부터 매장을 오가며 테라와 참이슬 노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영업사원은 회동 자리에서 직접 소맥을 말아 참석자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회동 사진과 영상에 테라와 참이슬이 자연스럽게 담기며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뒀다.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회동 장소로 거론되는 곳들을 확인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외식업계 관심이 훨씬 높아져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성수동 상권을 점검 중이다. 회동 장소 후보로 성수동 일대 식당이 거론되면서 해당 지역 거래처를 중심으로 처음처럼과 클라우드, 크러시 등 자사 제품의 진열 상태와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회동 장소에 자사 제품이 빠지지 않도록 평소보다 더 신경 쓰는 분위기다.

국내 맥주 시장 1위 브랜드 카스를 보유한 오비맥주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동 사진 한 장이 수많은 기사와 SNS를 통해 확산되며 일반 광고 이상의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광고를 집행해도 얻기 어려운 화제성과 주목도가 만들어지는 자리”라며 “어떤 술이 테이블에 오르느냐에 따라 업계 관심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회동 장소였던 깐부치킨은 이른바 ‘젠슨 황 맛집’으로 화제를 모았다. 언론 보도와 SNS를 통해 매장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치맥 성지’로 떠올랐다. 실제 업계에서는 회동 장소로 낙점될 경우 단 하루 만에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올해 회동 장소로 거론되는 식당 역시 상당한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AI 협력 논의가 만남의 본질이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젠슨 황 효과’ 자체가 하나의 마케팅 이벤트”라며 “어떤 식당에서 무엇을 먹고, 어떤 술을 마셨는지도 또 다른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치맥회동을 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러브샷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