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서울시 무형유산입사장이 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즉조당에서 열린 '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 언론공개회에 참석해 철제은입사사각화로를 설명하고 있다. 2026.6.8 © 뉴스1 안은나 기자
왕의 평상과 철제은입사촛대, 방석 등 대한제국기 고종(1852~1919)의 집무실을 채웠던 궁궐 집기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름지기 재단 사옥에서는 특별전 '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 언론공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안호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 직무대리, 홍정현 아름지기 이사장, 신선이 입사장(入絲匠) 등 7명이 참석했다. 입사장은 놋이나 쇠그릇에 금실이나 은실로 무늬를 새겨넣는 기술을 가진 장인을 뜻한다.
이번 특별전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와 재단법인 아름지기가 함께 주최하는 행사로, 오는 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중구 덕수궁 즉조당에서 열린다.즉조당은 인조가 왕으로 즉위한 곳으로 알려진 전각이자, 고종이 집무실로 활용하던 곳이다.
전시는 '궁궐 전각 내부 집기 재현사업'을 통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제작된 즉조당 내부 집기 11종 14점을 비롯해, 2025~2026년 진행된 철제은입사촛대와 일월오봉병의 보수 과정을 담은 영상 3편을 선보인다. 또한 제작과 보수에 참여한 최교준 서울시 무형유산 입사장 보유자 등 전통 장인 3명의 작품 7점과 작업 도구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이번에 보수된 즉조당 철제은입사촛대는 최교준(76) 입사장 보유자가 제작한 작품이다. 보수 작업에는 그의 제자인 신선이(53) 서울시 무형유산 입사장 이수자가 참여했다. 작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됐으며, 표면의 산화와 오염을 제거하고 은입사의 광택을 되살린 뒤 옻칠을 새로 입혔다.
철제은입사촛대(국가유산청 제공)
이날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신선이 입사장은 "입사 공예는 낙랑 시대부터 전해져 삼국시대 유물에서 확인되며, 불교문화가 융성했던 고려시대에 크게 꽃피웠다"며 "금속 표면에 수만 번의 망치질로 전통 문양을 새겨 넣는 작업이 힘들지만, 하나하나의 과정을 완성해 갈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전부터 이처럼 섬세한 기법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다"며 "입사 공예가 제 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정현 이사장은 "궁궐의 집기를 만들고 사용하고 보수하고 다시 사용하는 과정 전체를 살아 숨 쉬는 전통과 문화유산의 반복되는 생애주기로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장인의 기술과 정신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이번 전시를 통해 조망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관람객은 전시 기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매시 정각 안내해설사의 인솔에 따라 즉조당 내부에 입장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오는 16일에는 신선이 입사장 이수자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전통 장인과의 만남' 행사도 마련된다.
한편 덕수궁관리소와 아름지기 재단, 에르메스는 2015년부터 '궁궐 전각 내부 집기 재현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궁궐 건축물에 비해 연구와 복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전각 내부 집기를 복원·재현해 당시 궁중 생활상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사업이다.
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즉조당에서 '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 전시를 앞두고 백수백복도 병풍, 철제은입사촛대 등 재현 집기 14점이 놓여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아름지기 재단과 함께 오는 9일부터 21일까지 재현집기의 생애주기를 조명한 특별전을 운영한다. 전시를 통해 '궁궐 전각 내부 집기 재현사업'을 거쳐 제작된 즉조당 내부집기 11종 14점, 전통 장인의 작품 7점 및 작업 도구 등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2026.6.8 © 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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