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보다 마음을 검사해 주세요"… 고영미가 붙든 어린이의 하루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6월 11일, 오전 09:01

'빛나는 나에게 엄지척'은 남의 평가와 성적에 흔들리는 어린이 마음을 다독이며 스스로를 지키는 말을 건넨다. 고영미는 자연과 일상, 가족의 장면을 따라가며 '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감각을 동시로 붙든다.

'빛나는 나에게 엄지척'은 남의 평가와 성적에 흔들리는 어린이 마음을 다독이며 스스로를 지키는 말을 건넨다. 고영미는 자연과 일상, 가족의 장면을 따라가며 '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감각을 동시로 붙든다.

이 동시집의 중심에는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거는 태도가 놓여 있다. '나에게'는 "오늘 하루 애썼어!"와 "나는 영원히 내 편"이라는 문장으로, 남이 알아봐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를 붙드는 힘을 앞세운다. 숙제와 성취의 압박 속에서 지치는 어린이에게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 첫머리부터 분명히 세운다.

학업과 성적에 밀려 마음의 그늘이 생기는 순간도 책의 한 축을 이룬다. '가끔은'은 "성적보다 마음을 검사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점수보다 감정의 상태를 먼저 들여다보자고 한다. 위로의 말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손 하트와 엄지척 같은 작고 구체적인 몸짓으로 제시된다.

일상의 세목을 붙드는 방식도 눈에 띈다. 늦잠을 자 심심했던 방학 날을 담은 '방학', 친구들과 농구 하고 싶지만 먼저 말을 건네지 못한 아쉬움을 담은 '먼저 말해 볼걸'처럼 사소해 보이는 장면이 동시의 중심으로 들어온다. 책은 어린이가 하루 안에서 지나치는 미묘한 감정을 놓치지 않고 붙잡는다.

전체는 네 갈래로 짜였다. 1부는 자연의 아름다움, 2부는 일상의 작은 위로, 3부는 가족과 이웃의 기억, 4부는 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을 꿈꾸는 이야기로 나뉜다. 수양벚꽃과 비, 조약돌 같은 자연의 장면에서 출발한 시선은 인형 뽑기와 시소, 미용실 같은 생활 장면으로 옮겨가며 폭을 넓힌다.

책의 후반부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 시야를 확장한다. 실직 뒤 다시 출근하는 아빠를 마중 나가는 아이의 발걸음을 담은 '아빠 마중', 도서관에서 우수사원이 되기 위해 애쓰는 엄마를 그린 '멋진 박 팀장'은 집 안의 응원과 연대를 동시의 언어로 옮긴다. 단둘이라도 든든하다는 감각은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의 무게를 보여준다.

목차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 '참 좋은 친구', '행복한 식사 시간', '엄마만 모르는 말', '대견한 우편함' 같은 제목은 관계 속에서 생기는 감정과 기억을 각기 다른 자리에 놓는다. 해피엔딩을 향한 마지막 4부 역시 큰 사건보다 곁의 존재와 일상의 변화를 따라간다.

고영미는 2011년 '아동문예' 신인상 동시 부문과 2012년 황금펜아동문학상 동시 부문을 받았고, 제7회 월간문학상과 제44회 한국아동문예상을 수상했다. 동시집 '떡갈나무의 소원'과 '신문 읽는 지구', 시그림책 '바다거북이 장례식'을 펴냈다.

△ '빛나는 나에게 엄지척'/ 고영미 글, 이영아 그림/ 100쪽

art@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