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 가린 휴대폰 카메라…말 필요 없는 한 장면 [e갤러리]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전 11:01

한의도 ‘화면전환’(2026 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지체할 필요가 없다. 직관적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인물의 한쪽 눈과 그 인물이 내다보는 휴대폰 카메라의 위치가 뒤바뀐 기막힌 장면. 그렇다면 이젠 해석이 필요한데. 맞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그 시각에 오류가 있다는 뜻이다. 눈으로 보는 세상보다 카메라를 통한 세상을 더 신뢰하고 있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고.

작가 한의도(23)는 기이하게 변질돼 가는 현대인의 본질을 꿰뚫는다. 신체를 극단적으로 왜곡하고 반복적으로 중첩해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작가가 생각하는 그 사태의 진원은 디지털 사회의 매체 환경이다. 선명하고 매끈하게 가공된 미디어 뒤에 숨은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거다. 뒤틀리고 일그러진 인물에 위트와 풍자를 입혀서 말이다.

‘화면전환’(Switch·2026)은 누구랄 것도 없는 바로 우리의 실체를 꼬집은 작업 중 하나다. 작가는 2003년생이다. 이제 막 달았을 작가란 타이틀이 낯설겠다 싶지만 적어도 손에 쥔 붓만큼은 아니다. 말로는 장황하게 풀어내야 할 상황을 한 화면에 집약한, 재치와 기량을 잔뜩 묻힌 붓이다.

6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아트사이드갤러리서 권상록·곽지수와 여는 3인전 ‘토탈 리콜’(Total Recall)에서 볼 수 있다. 1990년대 동명 영화가 예견했던 상상력이 지금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현대인의 정체성으로 살핀 세 작가의 고민과 작업을 꺼냈다. 캔버스에 유채, 53×45.5㎝. 아트사이드갤러리 제공.

한의도 ‘커튼콜’(Curtain Call·2026), 캔버스에 유채, 65.1×91㎝(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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