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웹툰이 추적해 베트남 공안이 잡았다…문체부, 공조수사의 새역사 쓰다(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6월 12일, 오후 10:39

문화체육관광부가 웹툰업계, 베트남 공안부와의 국제공조 수사로 '케이-웹툰' 불법유통 사이트 3곳을 폐쇄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웹툰업계, 베트남 공안부와의 국제공조 수사로 '케이-웹툰' 불법유통 사이트 3곳을 폐쇄했다. 해당 사이트들은 영어로 번역한 국내 웹툰을 전 세계에 무단 유통해 연간 약 2072억원의 피해를 낸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문체부는 12일 베트남 현지 피의자 2명이 소환조사를 받았고 관계 당국이 사이트 서버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폐쇄 대상은 '하리ㅇㅇ'(Hari***), '만화ㅇㅇ'(Manhwa**), '쿤ㅇㅇ'(Kun***)이다.

불법 유통 웹툰 1만4700여건…영어권 겨냥한 대형 사이트 3곳 폐쇄
이번 조치의 핵심은 베트남에 근거지를 둔 대형 불법 웹툰 사이트 3곳을 한꺼번에 폐쇄했다는 점이다. 영어권 이용자를 겨냥한 이들 사이트는 국내 웹툰을 무단 번역해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에 퍼뜨렸고, 문체부는 이를 '케이-웹툰' 해외 침해 대응의 대표 사례로 보고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들은 베트남 국적 피의자들이 2023년 1월부터 운영했다. 이들은 국내 웹툰을 영어로 불법 번역한 뒤 전 세계 이용자에게 무단 배포했다. 불법 유통된 웹툰은 1만4700여건이며 '케이-웹툰'의 비중은 약 70%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본 망가 콘텐츠가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고객 콘텐츠처럼 쓰이고, 그 안에 한국 웹툰이 함께 유통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들 사이트의 연간 방문자 수는 11억500만명으로 분석됐다. 수익은 사이트 내부 배너 광고 등을 통해 낸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는 영어권 이용자를 겨냥한 대규모 불법유통 사이트였던 만큼 국내 웹툰 업계 피해가 컸다고 판단했다. 업계가 추산한 연간 피해액은 약 2072억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3개 사이트는 저희가 추적하는 300여 개 타깃 가운데 톱10 안에 드는 매우 중대한 사이트였다"며 "피해액 산정은 최근 1년 트래픽 자료를 보고 한다"며 "해외 해적 사이트 이용이 정식 플랫폼 이용을 직접 대체한다고 보고 합법 플랫폼 방문자의 평균 매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의 수익원은 광고 수익과 이용자 기부"라며 "해외 페이트론이나 페이팔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기부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해적 사이트 상당수가 프리미엄 서비스처럼 유료화를 하고 있다"며 "합법 시장과 똑같이 불법 시장이 카피돼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사건은 '케이-콘텐츠'의 해외 저작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협력 및 국제공조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추적·인터폴 채널 가동…1년간 이어진 끈질한 공조수사
이번 수사는 단순한 사이트 차단이 아니라 문체부, 한국저작권보호원, 민간 권리사, 인터폴, 베트남 공안부가 단계적으로 협력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현지 수사로 이어간 사건이다. 국제공조 회의에서 출발해 인터폴 채널 가동, 업무협약 체결, 현지 방문 협의까지 이어진 점이 특징이다.

수사는 지난해 6월 국제공조 회의를 계기로 본격화했다. 문체부는 해외 서버를 둔 대규모 불법 사이트 대응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공안부, 인터폴 등과 실무회의를 열었다.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은 네이버웹툰과 협력해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피의자를 특정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인터폴 국제공조수사(I-SOP) 채널도 가동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베트남 공안부와 저작권 보호 협력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케이-웹툰' 저작권 침해 사이트 운영자 정보와 보완자료를 베트남 공안부에 여러 차례 전달했다. 베트남 공안부는 올해 1월부터 피의자들의 위법행위를 확인하고 검증했다. 문체부는 3월 민관 합동으로 베트남 공안부를 찾아 사건의 심각성과 협력 방안을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가 5월 초부터 '지식재산권 특별단속기간'을 운영하면서 수사도 속도를 냈다. 5월 중순에는 베트남 공안부 사이버보안첨단기술범죄예방국(A05)과 호찌민 공안이 피의자 2명을 소환해 조사했고, 관계 당국은 3개 사이트 서버를 압수해 폐쇄했다.

최 장관은 "앞으로도 케이-콘텐츠 불법유통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해외 저작권 보호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여 '케이-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과제는 현지 기소, 상시 공조, 민간협력 확대
문체부와 베트남 공안부의 협력은 이번 3개 사이트 폐쇄에 그치지 않고 현지 기소와 후속 단속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 2월에도 양측은 또 다른 대형 불법 사이트를 폐쇄한 바 있어, 베트남 공조는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상시 공조 체계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인다.

베트남 공안부는 이번 사건 피의자 2명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기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베트남 사무소, 네이버웹툰은 저작권 인증 절차 등 현지 요청에 협력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과 맺은 업무협약, 민간 협력 구조, 인터폴 협력 채널을 활용해 국제 공조 수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만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웹툰도 같이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정상 플랫폼에는 유입량 증가 → 작가 수익의 상승
불법 사이트 폐쇄 이후 정상 플랫폼 유입과 작가 수익 변화가 감지됐다. 다만 업계는 폐쇄 효과와 마케팅 효과를 분리해 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뉴토끼 폐쇄 이후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지표상으로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사용자가 꽤 많이 유입됐지만, 폐쇄로 인한 유입인지 마케팅이나 CRM으로 들어온 사용자인지 구분해야 한다"며 "아직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또 "작가들 중에는 수익이 2배, 3배 늘었다는 분도 있고 10% 미만으로 늘었다는 분도 있다"며 "작가들이 체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남은 과제는 풍선효과·환수·자금 추적 난제
이번 사건은 대형 사이트 3곳을 닫았다는 성과와 함께, 해외 해적 사이트가 어떻게 운영되고 얼마나 빠르게 대체 사이트를 낳는지, 또 범죄수익 환수와 수사 인력 보강이 왜 필요한지를 함께 드러냈다. 웹툰업계에서는 사이트 폐쇄만으로 끝나지 않고 운영자 검거, 자금 추적, 유사 사이트 차단이 함께 가야 한다는 판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의 영어로 된 해적 사이트는 다른 해적 사이트의 콘텐츠를 직접 다시 재유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국 서비스에 외국인이 가입한 뒤 이미지를 유출하는 방식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자체적으로 번역하고 소싱하고 배포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사이트가 셧다운되고 운영자가 잡히면 유사 사이트가 풍선효과처럼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해적 사이트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며 "언어 기준으로 보면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어 해적 사이트 규모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또 "북아프리카와 중동에도 운영자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며 "K-웹툰 인기가 높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해적 사이트 운영자가 많다"고 했다.

문체부는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방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행 국내법과 저작권법상 민사 구제와 형사상 범죄수익 환수 조치는 엄격히 구분돼 있다"며 "범죄수익금이 피해자에게 보상으로 바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가 완벽하게 입법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범죄수익 환수는 베트남 법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제3국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절차는 형사 절차와 별개로 피해 당사자가 해당 국가에서 민사 구제 절차를 밟아야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사경이 자금 추적을 시행하고 있지만 도박 자금과 가상자산, 일반 계좌 거래가 섞여 있어 추적의 어려움이 많다"며 "저작권 특사경의 권한은 저작권법에 한정돼 있어 도박 사이트를 발견하더라도 도박 처벌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과 합동 수사를 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저작권 특사경들은 소수 인원으로 많은 영역의 콘텐츠 저작권 침해 사건을 다루고 있다"며 "조직 개편을 통해 특사경만을 전담하는 과를 신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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