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도 부전자전…'거장' 미하엘 잔데를링 "저도 '바이러스'에 감염"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6월 13일, 오전 08:00

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 Philipp Schmidli (빈체로 제공)

"저는 단 한 번도 정식으로 지휘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 환경 덕분에 음악과 지휘는 제가 태어난 순간부터 삶의 중요한 일부였어요. 그럼에도 이 '바이러스'가 저에게 옮겨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220여 년 역사의 스위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상임 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59)이 지휘자의 길에 들어선 과정에 대해 말했다. 지휘를 '바이러스 감염'에 비유한 그의 말에는 음악과 함께 살아온 한 집안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최근 뉴스1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지휘자의 삶은 제게 처음부터 익숙한 것이었다"고 했다. 그의 부친은 베를린 심포니를 세계적 수준의 악단으로 이끈 거장 쿠르트 잔데를링(1912~2011). 형인 토마스(84)와 슈테판(62) 역시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야말로 대를 이은 '지휘 명가'다.

독일 출신의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잔데를링은 오는 7월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루체른 심포니 내한 공연을 이끈다. 2021년부터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며 브루크너와 말러 등 후기 낭만주의 레퍼토리에서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완성도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첼리스트 한재민©Sanne Bakkes(빈체로 제공)


"첼리스트 한재민, 음악적 기량 뛰어나"
이번 공연은 차이콥스키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로 문을 연다. 이어 첼리스트 한재민이 협연하는 엘가의 '첼로 협주곡 e단조 Op.85'가 연주되고, 2부에서는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 D장조 Op.43이 펼쳐진다.

잔데를링은 이번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영혼"(Soul)을 꼽았다. 그는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과 엘가 첼로 협주곡, 차이콥스키의 폴로네이즈는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곡가들의 개인적인 감정과 경험을 깊이 있게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첼리스트 출신 지휘자답게 협연자 한재민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저 역시 첼리스트였기 때문에 한재민이 지닌 음악적 성숙함과 뛰어난 기량, 그리고 젊은 예술가 특유의 에너지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며 "그는 진정으로 특별한 예술가"라고 말했다.

루체른 심포니 공연 모습® Philipp Schmidli(빈체로 제공)

"한국에 오면 마치 집에 온 것 같아"
루체른 심포니는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다. 이 악단을 이끌며 중점을 두고 있는 원칙에 대해 잔데를링은 "저와 루체른 심포니는 "위대한 교향곡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새롭게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동시에 저는 실내악이 모든 오케스트라의 근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루체른 심포니가 오랫동안 쌓아온 전통적인 레퍼토리 역시 실내악적 성격을 지닌 작품들을 통해 계속 이어지고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저는 한국의 음악가들을 사랑하고, 한국 관객들을 사랑한다"며 "모두 음악에 깊이 헌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오면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열정적인 관객들과 훌륭한 공연장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음악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큰 기쁨"이라고 했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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