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살아보니…낯선 문화 속에서 발견한 배려와 온기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6월 15일, 오전 09:44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일상생활에서 남녀의 평등함을 피부로 느끼는 때는 학교나 길거리에서 아빠들이 많이 보일 때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발표회를 하거나 졸업식을 할 때, 공원 혹은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 때, 한국은 거의 엄마와 함께일 때가 많다. 나만 해도 초등, 중등, 고등 입학식과 졸업식 사진에 아버지가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 여겼다. 여기는 완전히 다르다.

독일에서 16년 넘게 생활한 한·독·영 전문 통역사이자 한국어 교사가 독일의 일상과 문화를 담은 에세이 ‘살아보니, 독일’을 펴냈다.

책은 맥주와 분데스리가, 원칙을 중시하는 나라라는 익숙한 이미지 너머 독일 사회의 실제 모습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낸다. 독일을 미화하거나 비판하기보다 한국과 독일 두 사회를 모두 살아본 시선으로 문화적 차이와 일상을 기록한 현실적인 독일 생활기다. 독일 이주나 여행을 준비하는 독자를 위한 생활·여행 팁도 함께 담았다.

저자는 처음에는 일요일 잔디를 깎으면 이웃의 신고를 받고, 식사를 대접하면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독일 문화가 낯설게 느껴졌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나치 시대의 역사와 두 차례 세계대전의 경험이 프라이버시 의식과 절약 정신으로 이어졌고, 개인주의 역시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의 방식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한다. 느리게 마음을 열지만 한번 관계를 맺으면 오래 이어지는 독일인들의 모습을 다양한 일화를 통해 소개한다.

독일인과 친구가 되는 과정도 담았다. 저자는 생일파티와 저녁 식사, 동네 모임 등에 참여하며 독일인들과 관계를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다른 친교 문화를 전한다. 처음에는 생일 선물을 과하게 준비하거나 성대한 식사를 기대해 민망했던 경험도 솔직하게 담았다.

독일 교육과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담겼다. 만년필로 글을 쓰는 수업, 발표와 토론 중심의 교육 방식, 학생 스스로 답을 찾도록 기다려주는 학교 문화 등을 소개한다. 또한 독일에서 자라는 한국인 부모의 아이가 ‘독일한국사람(Deutschkoreaner)’이라는 정체성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이민 2세의 성장과 다문화 교육의 의미를 조명한다.

출판사는 “‘살아보니, 독일’은 독일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 동시에 낯선 땅에서 자신과 가족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경험과 따뜻한 기록을 담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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