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시통역계 개척자 최정화 CICI 이사장 별세…향년 71세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6월 15일, 오전 11:21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이사장이 2025년 5월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수훈식에서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 훈장을 받은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한불 관계 증진 및 문화 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국가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를 한국 여성 최초로 받았다. 2025.5.15 © 뉴스1 신웅수 기자

한국의 동시통역계를 개척하고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친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이사장이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고인은 국내 최초의 국제회의 통역사이자 한국과 프랑스 문화 교류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CICI 관계자는 "최 이사장이 지난 1월 심하게 앓으신 후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셨는데, 급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너무 황망하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여고와 한국외대 불어과를 졸업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 제3대학교 통번역대학원(ESIT)에서 번역학 및 통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최 이사장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프랑수아 미테랑,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등 프랑스 정상을 잇는 한불 정상회담의 통역을 20여 회나 도맡으며 양국 외교의 산증인으로 활약했다. 1988년부터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해 한국 통번역계의 발전에 기틀을 마련했다.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이사장이 2024년 1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24 한국이미지상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에서 주관하는 ‘CICI KOREA 2020‘은 한국인들에게는 한국 이미지 알리기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외국인들에는 한국의 이미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행사다. 2024.1.10/뉴스1

고인의 업적은 단순한 언어 통역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고인은 언어를 넘어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일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03년 사단법인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을 설립하고 대표 및 이사장직을 맡아 한국의 매력과 문화를 해외에 전파하는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했다.

또한 매년 초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세계에 알린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한국이미지상' 시상식을 개최해 왔다. 이울러 국내외 정재계 및 문화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세계문화소통포럼(CCF)과 한국 문화 탐방 프로그램인 CQ 포럼 등을 이끌었다.

고인은 불과 3주 전인 5월에도 'CCF 2026'을 열고 행사를 진행하는 등 최근까지도 왕성하게 대외 활동을 이어 왔다. 이러한 헌신적인 한불 관계 증진과 민간 외교, 문화 교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인은 2003년 한국 여성 최초로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장을 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그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인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장교장)' 훈장을 역시 한국 여성 최초로 수훈하는 영예를 안았다. 당시 고인은 외신과 국내 언론을 통해 세계적인 K-컬처 열풍을 언급하며 한국 문화 전파에 대한 깊은 감격과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생을 한국의 이미지 제고와 국제 소통을 위해 헌신했던 고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문화계와 외교계는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남편 디디에 벨투아즈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7시다. 장지는 충북 제천의 개나리추모공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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